지난 여름 '한달 서민 체험' 때 미아사거리역 부근에 급조… '체험' 끝난 뒤 사라져
  • 서울 여의도의 따릉이 거치대ⓒ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 여의도의 따릉이 거치대ⓒ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원순 서울 시장이 지난 여름 '서민 체험'을 명분으로 서울 강북구 옥탑방에서 지내는 동안, 서울시가 '전용 따릉이 거치대'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따릉이'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 자전거를 지칭한다.  

    7일 <조선 일보>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박 시장이 지난 7~8월,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 거주하는 동안 인근에 따릉이 거치대 2곳을 설치했다. 한 곳은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6번 출구 앞에, 다른 한 곳은 옥탑방에서 120m 가량 떨어져 있는 우이신설선 솔샘역 앞이었다. 박 시장은 솔샘역 앞 거치대에서 자전거를 빌려 미아사거리역까지 타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박 시장의 옥탑방 체험이 끝난 후인 지난 9월 말, 미아사거리역 6번 출구 앞에 위치한 따릉이 거치대가 사라진 게 확인됐다. 사라진 거치대는 미아사거리역에서 100m 떨어진 송천동 우체국 앞으로 옮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거치대 이동에 대해, 인근 상가에서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을 반복적으로 넣어 옮겼다고 해명했다. 민원에 따른 거치대의 이동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서울시 측은 밝혔다. 

    문제는 박 시장이 옥탑방에 머무는 동안 해당 거치대를 일반인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막았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대여와 반납이 모두 가능하도록 시설을 완비했음에도 '미개통 거치대'라며 일반 주민들의 사용을 막았다는 것이다. 

    거치대의 설치 시점도 박 시장이 옥탑방에 입주한 직후인 7월말로, 설치는 야간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거치대를 한곳 설치하는데는 600만원의 비용과 8명의 인력이 소요된다. 그런데 정작 박 시장이 해당 거치대를 이용한 것은 단 한 번 뿐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솔샘역 앞의 거치대도 서울의 다른 따릉이 거치대에 비해 이용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 굳이 설치를 했어야 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 측은 이에 대해 "시장님의 옥탑방 입주 일정에 맞춰 공사를 시행한 것은 맞지만 거치대를 시장님을 위해서 설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