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은 경제, 민주당은 인권 내세워 지지층 결집… 공화당은 상원, 민주당은 하원서 우세
  • ▲ 중간선거를 앞둔 美상하원의 양당 의석수.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캡쳐-美하원 자료
    ▲ 중간선거를 앞둔 美상하원의 양당 의석수.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캡쳐-美하원 자료
    미국 동부표준시(EST)로 6일 오전 5시, 한국 시간으로 6일 오후 7시 중간선거가 시작된다. 상원의원의 1/3을 약간 넘는 35명, 하원의원 435명 전체, 주지사 50명 가운데 36명이 이번 선거를 통해 바뀐다.

    미국에서는 중간선거에 패배하면 연임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연임을 할 수 있을까? 한국과 미국 주류 언론들은 “공화당이 상원은 지키겠지만 하원은 잃을 것”이라는 보도를 계속 내놓고 있다. 그런데 최근 며칠 사이 “하원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웨스트 버지니아 등 5곳, 상원 선거 박빙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취임 2년차가 되는 해 11월의 두 번째 주 화요일에 실시한다. 현재 미국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상원은 총 100석 가운데 51석이 공화당, 47석이 민주당이다.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앵거스 킹 상원의원(메인)은 친 민주당 성향을 가진 인사들로, 현재 민주당 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선거를 치르는 상원의원 지역구(州)는 35곳이다. 이 가운데 23곳은 민주당이, 8곳은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4곳 중 2곳은 공석으로 비어있고, 다른 2곳의 상원의원은 현 임기가 끝난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 선거 대상인 35개 주 중에서 민주당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26명이 출마했고, 공화당은 9명만이 새로 출마했다고 한다. 민주당 상원의원이 차지하고 있던 선거구 가운데 10곳이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고, 이 가운데 5곳은 10% 이상의 우세를 점했던 곳이어서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최소한 10곳 이상의 주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애리조나, 네바다 상원에서는 민주당 우세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지만, 민주당이 상원의석을 가진 지역, 노스 다코타, 인디애나, 몬태나, 미주리, 웨스트 버지니아 지역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네바다, 플로리다, 테네시에서는 민주당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 ▲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코리아'가 지난 10월 22일 블로그에 공개한 자료.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의 잣대는 역시 안보와 경제였다. ⓒ입소스 코리아 공식블로그 캡쳐.
    ▲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코리아'가 지난 10월 22일 블로그에 공개한 자료.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의 잣대는 역시 안보와 경제였다. ⓒ입소스 코리아 공식블로그 캡쳐.

    반면 하원은 현재 공화당이 236석으로 193석을 가진 민주당보다 다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공화당을 이기려면 최소한 23석을 더 얻어야 한다. 민주당은 여러 언론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희망을 거는 모양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하원의원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 43%가 민주당을 찍겠다고 답했고, 공화당을 찍겠다는 사람은 40%로 나타났다고 한다. 응답자의 10%는 “찍을 정당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찍을 정당 결정하지 못했다” 10%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할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미국 시간으로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1,255명의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하원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민주당을 찍겠다고 했고, 43%가 공화당을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NBC 방송이 공동 조사해 4일(현지시간) 발표한 하원선거 여론조사 결과 또한 민주당 지지가 50%, 공화당 지지가 43%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 8월과 10월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 민주당 지지율은 변화가 없는 반면 공화당 지지율은 크게 높아진 것이다.

    때문에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상원은 공화당이 계속 우위를 점하고, 하원은 민주당이 박빙의 승리를 거두거나 공화당과의 의석 수 차이를 줄이는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보도하고 있다.

    공화당 '낮은 실업률' '실징임금 인상률'로 유세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까지 선거 유세에 나서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내놓은 전략은 현 정부의 강점을 적극 홍보하는 것이다. 특히 낮은 실업률과 높은 실질 임금 인상률은 ‘보통의 미국 사람들’에게는 크게 와 닿는 대목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8년 2분기 4.1%, 3분기 3.5%였다. 연간 GDP가 20조 5,130억 달러(IMF 통계 기준, 한화 약 2경 3,031조 원)인 미국 경제가 3~4%씩 성장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덕분에 미국 실업률은 지난 5월에는 18년 만에 4% 대를 깨고 3.8%로 떨어졌고, 지난 9월에는 49년 만의 최저치인 3.7%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부에 반대하는 주류 언론들까지도 “사실상의 완전고용 상황”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평을 내놨다.

  • ▲ 美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펜실베니아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펜실베니아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업률 49년 만에 최저... 사실상 완전고용

    트럼프 정부가 시행하는 외국인 불법체류자 체포 및 추방, 난민 유입 반대, 외국인에 대한 복지혜택 중단 등은 주류 언론이나 연예계, 정계, 학계 등에서는 비난을 받지만, ‘보통의 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은 2016년 11월 대선 당시 ‘샤이 트럼프’ 세력과 겹친다.

    CIA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72.4%가 백인, 12.6%가 흑인, 4.8%가 아시아인, 16.4%가 히스패닉이라고 한다. 美우파 매체들은 “시골에 살거나 평범한 도시 노동자인 백인, 부모 덕분에 제대로 교육을 받고 주류 사회에 들어간 흑인,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히스패닉, 아시아인들이 주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공화당은 이런 사람들을 ‘평범한 미국인’이라 부르며, 이들에게 ‘다시 위대한 미국을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고 외치며 지지세를 불리고 있다.

    민주당 '인권' '증오' 내세워 트럼프 공격

    이에 반해 민주당은 안보 전략과 대외 정책의 문제점으로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을 비판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의 스타 정치인들은 트럼프 정부가 중남미 난민 행렬 ‘카라반’의 입국을 막기 위해 군대를 배치하고, 불법 체류자들을 적발하면 자녀와 부모를 분리해 수용하는 것이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미국 내 물가상승 요인이 더욱 커졌다"며, "지금의 낮은 실업률과 높은 경제성장률은 허상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안보 측면에서 민주당은 북한 비핵화, 이란 핵합의 파기, 국내 치안 문제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북한 비핵화는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한지 벌써 몇 달이나 지났음에도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란 핵합의 파기는 국제사회와의 깊은 논의 없이 일방적인 외교정책을 펼쳐 미국의 명분과 입지를 약화시킨 행동이라고 비판한다.

    국내 치안 문제로는 최근 일어난 민주당 인사 대상 폭탄 소포 사건, 피츠버그 유대인 회당 총기난사, 플로리다 요가학원 총기난사 등을 꼽고 있다. 민주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막말 때문에 그의 지지자들이 이런 증오범죄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언론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지지하는 헐리우드 연예인과 유명 방송인, 운동선수의 SNS를 통해 퍼져 나간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이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2016년 11월 대선 때의 ‘샤이 트럼프’ 세력 또한 유명인사와 언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