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박람회 개막식 기조연설… "40조 달러 규모 소비시장 만들수 있을지는 의문" 분석도
  • ▲ 5일 中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회식서 기조연설을 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일 中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회식서 기조연설을 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앞으로 15년 동안 30조 달러(한화 3경 3,693조 원) 상당의 상품과 10조 달러(한화 약 1경 1,236조 원)의 서비스 수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올해 4월에도 나온 적이 있어 실제 시행 여부는 미지수다.

    ‘문화일보’ 등에 따르면, 시진핑 中국가주석은 5일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 제1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수입량 대폭 확대를 선언했다고 한다.

    시진핑 中국가주석은 연설에서 “더욱 아름다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각국은 더 많은 용기를 갖고 협력해야 한다”며 40조 달러(한화 약 4경 4,944조 원) 규모의 수입 확대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시 주석은 이어 “개방과 협력은 국제무역의 주요 동력으로, 인류는 이런 역사적 규칙에 순응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일부 한국 언론들은 시 주석의 수입 40조 달러 발언을 두고 “중국이 상품과 서비스 수입 확대 의지를 밝힌 것으로 미국과의 무역전쟁 협상에도 일단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파악된다”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정 규모를 넘어선 수출 증대는 수입국의 입장이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결정하기 어렵다.

    시 주석이 밝힌 대로 수입을 확대하려면 매년 4,200억 달러(한화 약 471조 9,500억 원)를 전년보다 더 수입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이 이 정도 규모의 수입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40조 달러 소비시장 만들 수 있을지 의문

  • ▲ 중국 수입시장 성장 추이. ⓒKOTRA 2017년 8월 보고서 캡쳐.
    ▲ 중국 수입시장 성장 추이. ⓒKOTRA 2017년 8월 보고서 캡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017년 8월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수입시장 규모는 2016년 말 기준 1조 5,247억 달러(한화 약 1,713조 1,530억 원)였다. 수입시장 규모가 가장 컸을 때는 2014년으로 1조 9,493억 달러(한화 약 2,190조 4,250억 원)였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수입시장은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2003년 중국 수입 증가는 전년 대비 39.9%나 됐다. 그러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됐고, 2010년 또 한 번 크게 증가한 뒤 2015년부터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미국의 수입시장 규모조차 시 주석의 계획을 수용하기 어렵다. KOTRA에 따르면, 미국의 2017년 말 기준 수입규모는 2조 3,429억 511만 달러(한화 약 2,633조 1,910억 5,300만 원) 가량이었다. 

    전에도 '수입확대' 말했지만 지켜지지 않아

    시 주석이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말을 이전에도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수입 40조 달러 계획’을 의심하게 만든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보아오 포럼에서 금융 및 제조업 분야 외국인 지분제한 완화, 외국기업의 투자환경 개선,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자동차 관세 인하 등의 조치를 통해 수입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유럽 금융기관들이 내놓는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한편 중국 당국은 시 주석이 ‘수입 확대’와 자유무역을 강조한 바로 그 자리에서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상품으로 내놓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의 영상 상영을 별다른 이유 없이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