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한과 예법-문화 다르다 해도, 대통령이 받은 그 엄청난 환대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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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북한 리선권이 우리 기업 총수에 '한게 뭐가 있다고 냉면이 넘어가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가운데, 청와대가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환대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북한 리선권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우리 기업들이 북측으로부터 푸대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애써 북한 리선권을 감싼 셈이다.

    靑 "앞뒤 맥락 자르면 의미 달라져" '리선권 발언' 두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리선권 발언 논란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 "칭찬이 비난이 되기도 하고, 비난이 창찬으로 바뀔 수도 있다"며 "말이라는 것이 앞뒤의 맥락을 잘라버리면 그 의미가 전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이 논란은 앞서 지난 9월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리선권이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우리 기업의 한 총수에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불거진 것이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질의했고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다.

    "공격적 레토릭이라고 다 싸잡아서 하나로 설명하긴 어렵다"

    하지만 여권(與圈)은 이후 태도를 바꿨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방북했던 기업인들에 전화를 돌려 '그런 사실이 있었느냐'고 일일히 확인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조명균 장관도 지난 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뭐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더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사실상 북한 리선권 편을 드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설사 그게 우리 남쪽의 예법이나 문화가 다르다고 할지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갔었던, 그 엄청난 환대에 비하면 그 환대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나오고 있는 말들에 대해 그걸 공격적 레토릭이라고 다 싸잡아서 하나로 설명하긴 어렵다"며 "제가 말씀드렸던 답변으로 이해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북한에 대한 굴종이 국민 자존심 짓밟아"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지난 4일 "북한이 대한민국을 이렇게나 쥐락펴락 하는 마당에 남북관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부를 감추려고 애쓰는 문재인 정부의 행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북한 인사들의 안하무인식 무분별한 '무례'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북한 인사들에 대한 '굴종'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격을 훼손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리선권의 일련의 행위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고 북한당국이 리선권을 교체하도록 해야 한다"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자진사퇴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