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논평서 '병진 노선' 재추구 의사 밝혀...폼페오 회담서 제재 완화 논의 위한 포석 분석
  • 지난 7월 폼페오 美국무장관의 방북 때 안내하는 김영철의 모습ⓒ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7월 폼페오 美국무장관의 방북 때 안내하는 김영철의 모습ⓒ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대북 제재 완화'라는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미국이 들어주지 않을 경우 핵무기 개발을 다시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북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의 권정근 소장의 명의로 논평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권 소장은 논평에서 "미국은 비핵화가 우선 돼야 이후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만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면서 "만약 미국이 이러한 태도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핵 개발과 경제 건설을 함께 하는 병진 노선을 다시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VOA>방송은 "다음 주 미국과 북한 간 고위급 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반응이 나왔다"며 "북한이 지난 4월 핵개발과 경제건설을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 노선의 승리를 선언하고 앞으로는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을 선포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방송매체인 <CBS>는 지난 4월 김정은의 이 같은 경제개발 집중 전략 선포 이후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CBS>는 두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위협이 다음주로 예정되어 있는 미국과 북한 간의 고위급 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논의하고자 하는 의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NBC>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논평을 낮은 직급의 관료가 썼다는 점은 북한이 현재의 대화를 위한 틀을 깨는 것을 원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고위급 회담에 앞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국이 알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 주 북한의 김영철과 회담을 가질 계획임을 밝히며 “아직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김정은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지킬 때까지 우리는 경제적 압박을 계속할 것을 자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