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총수들에게 전화해 '냉면' 취조… 김성태 "文 '리선권 교체' 공식 사과 받아야"
  • ▲ 북한 김정은가 문재인 정부 수행원들이 지난달 20일 북한 백두산에서 '손하트' 포즈로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청와대
    ▲ 북한 김정은가 문재인 정부 수행원들이 지난달 20일 북한 백두산에서 '손하트' 포즈로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청와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나"라고 언급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북한으로부터 문재인 정부가 굴욕을 당한 사태가 줄줄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우선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을 향한 리선권의 갑질 발언은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때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로 인해 공개됐다. 당시 정진석 의원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평양 정상회담 때) 옥류관 행사에서 우리 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선권이 나타나 정색하면서 '냉면이 목구멍에 넘어가나'라고 했다는데 보고 받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조명균 장관은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시인했다.

    北리선권, 기업 총수들에게 "빈손으로 왔나" 막말

    리선권의 우리 기업 총수들 협박 발언이 논란으로 불거지자 통일부는 수습에 나섰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을 통해 "(평양 정상회담 때 리선권 '냉면' 발언 관련) 조명균 장관은 추후에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며 "어떤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조금 더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리선권이 당시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 발언뿐 아니라, 또 다른 막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매일경제>의 1일 보도에 따르면, 리선권은 지난 9월 평양을 찾은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많이 준비를 했는데 (총수들은) 빈손으로 왔나"라고 밝혔다. 리선권의 '빈손' 발언은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대북 투자'를 압박하는 분위기가 짙다는 게 중론이다.

    홍영표, 기업 총수들에게 전화해 '냉면' 취조

    이런 와중에 현 정권 핵심인사가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리선권 냉면 사건'을 취조한 것으도 알려졌다. <문화일보>의 1일 보도에 따르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때 "통일부 장관에게 물어보니까 '그런 얘길 들은 적 없다'고, 그 자리에 있던 기업 총수들에게도 전화를 걸었으나 '생각이 안 난다'고 했다"고 밝혔음을 복수의 국회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이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비상대책위원회의 때 "정말 큰일이다. 멀쩡한 기업 총수들을 줄줄이 평양으로 데려가 줄 세우기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기업 총수들에게 들어도 못 들은 척, 할 말이 있어도 없는 척 입막음을 강요하는 부적절한 행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에게 '리선권 교체'를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또 우리 국민들에게, 우리 기업인들에게 사죄를 공식적으로 북측에서 해야 한다"며 "이런 것을 이끌어내야 할 사람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다.

    문희상 '남북 국회회담' 제안... 北리종혁 '면박'으로 화답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도 리종혁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게 면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의 1일 단독 보도에 따르면, 리종혁은 지난달 15일 스위스에서 열린 '제139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났고 "뭘 그렇게 (남북 국회희담을) 서두르나. 지금 시점에서 남북 의회가 만나서 무슨 결과물을 만드나"라고 했다. 

    리종혁 발언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남북 정상이 6개월에 3번이나 만나 남북간 일을 잘 진행하고 있다. 남북 의회도 조속히 만나 여러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리종혁이 면박을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