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닮은 한국과 브라질의 정치상황… 결국 국민들이 자신의 신념을 믿고 뭉칠 때 승리가능
  • 온갖 역경을 이겨낸 브라질 국민들은 위대했다. 국내외의 각종 악선전 등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결정을 끝까지 지켜낸 것은 가히 경의롭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올해 초 브라질에서 서울대학교로 유학 온 청년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 청년은 한국정치의 상황에 매우 불안감을 느끼면서 자국인 브라질의 정치 환경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점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고 언급했었다. 

    그 청년은 당시로서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이번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이며 그의 당선을 일찌감치 예감하고 있었다. 브라질의 거의 모든 언론이 부당하게 보우소나루 후보를 폄훼하고 있는 것에 크게 분개하면서도,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대선이지만, 언론이 보여주지 않는 국민들의 반응들로 봤을 때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데 확신을 가지고 필자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청년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한국 언론에서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사용되는 ‘극우’라는 표현으로 보우소나루 후보를 매도하고 있는데, 실제 극우라는 의미에는 나치 독일의 파시즘을 연상케 하여 일반 국민들로부터 이질감 혹은 거부감을 갖도록 하는 좌파들의 전형적인 전략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지난 한국의 대선에서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덧씌워진 '극우 프레임'이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을 그렇게 호도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똑같다고 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상황과 어찌 이리도 닮았는지 스스로 놀라울 따름이라고 그 청년은 혀를 내둘렀었다. 
  • 우파 대통령 탄생시킨 브라질은 어떤 나라인가

    그렇다면 좌파 집권 13년 만에 우파 대통령을 탄생시킨 브라질은 어떤 나라일까. 삼바축제와 아마존의 명성으로 유명한 브라질은, 인구 2억여명에 국토면적이 세계 5위이고 GDP 세계 9위의 대국이다. 다른 대부분의 남미 국가와 달리 언어는 포르투갈어로 농산물과 광물자원, 목축업이 활발한 나라이기도 하다.

    초대 좌파 대통령 룰라는 한국의 좌파진영들에게 롤 모델이 될만큼 추앙받는 사람이었는데, 당시 노무현 정부의 출범과 시기를 같이하는 룰라는 모든 좌파단체, 정치인, 청와대 인사들조차 룰라식 사회주의 정책을 따라 배우기 위해 소위 '룰라열풍'을 만들어냈던 인물이기도 하였다. 

    이랬던 브라질 정치지형은 집권 좌파 노동당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라경제가 엉망이 되면서 급격한 변동의 상황으로 돌입한다. 최초의 좌파 여성대통령 호세프가 탄핵 되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브라질의 모든 정치지형, 이념상황, 언론행태 등등에서 수많은 유사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앞으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라질 정치 상황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

    우선 브라질 대선은 우파진영의 후보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브라질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당 중 유력 대선주자가 될 수 있는 정당으로는 노동자당 외 몇 개의 정당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여건에서, 1년 전만 해도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이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관측이었다.

    둘째, 극심한 이념적 갈등과 상대진영에 대한 증오심 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이번 대선 유세 도중 괴한에 흉기 피습을 받아 2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고, 유세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을 정도로 정국은 혼돈 그 자체였다. 

    셋째, 인기영합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와 치안 등에 대한 무능력의 표출이다. 노동조합을 기반으로 출범했고 13년간 집권했던 브라질의 노동자당이, 세계 9위권의 경제대국을 망친 것과 마찬가지로, 강성노조와 시민단체들의 진지전에 힘입어 집권한 한국 좌파지만, 세계경제 10위권의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치안은 날로 불안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멀리하고, 온 세계가 지탄하는 북한만 바라보는 막가파식 정국운영에 빠져 한치 앞도 안 보이는 혼돈의 상황에 놓여있다.

    그밖에도 차고 넘치는 시사점들이 즐비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놓인 답은 편파를 넘어 아예 같은 편이 된 언론과 고용세습으로 청년취업이라는 미래밥상을 엎어버리고,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 현 정부와의 대척점에서 위대한 브라질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좌고우면 하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판단을 온전히 구현하리라는 신념으로 똘똘 뭉치는 것 외의 길은 없다는 것을 이번 브라질 대선결과를 통해 확실히 인식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