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건은 실세와 얘기 끝났는데 어떤 얘기가 더 필요하겠나"
  •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청와대 본관 인근을 산책하는 모습. ⓒ청와대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청와대 본관 인근을 산책하는 모습. ⓒ청와대
    우리나라를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0일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정의용 안보실장과 본격적인 면담에 앞서 '산책'을 가지기도 했다.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비건 특별대표와 정의용 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2시간 가량 청와대 본관에서 면담을 가졌다"며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두 사람은) 면담에 앞서 청와대 본관 인근에서 산책을 약 25분간 진행했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가 정의용 안보실장과의 면담에 앞서 '산책'을 가지자 정치권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비건 특별대표가 정의용 안보실장과의 만남 전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을 만나기 전 임종석 비서실장과 한반도 정세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지 않았나"라면서 "이미 현 정권 핵심실세와 얘기를 끝냈는데 어떤 얘기가 더 필요하겠나"라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정의용 안보실장을 만나기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을 만났다. '우리나라 외교안보 책임자'인 정의용 안보실장 보다 임종석 비서실장을 먼저 만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더욱이 임종석 비서실장 만남은 "미국 측 요청"이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그래선지 외교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정세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정의용 실장에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을 만난 게 아니냐"고 진단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권혁기 춘추관장은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비건 특별대표는 (정의용 안보실장과의 만남 전) 임종석 비서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도 했다.

    한편 '한반도 정세'를 놓고 문재인 정부와 미국 정부 간 불협화음은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때 드러난 바 있다.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에 집중하는 우리 정부를 향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크게 '화를 냈다'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가 있다"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계기로 성사된 '남북군사합의서' 관련) 충분한 브리핑을 듣지 못한 상황이라 여러 질문이 있었다"며 사실상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