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대표 좌파 국가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 연금 개혁, 친미 노선 강화할 듯
  • 투표 후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운 보우소나루ⓒ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투표 후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운 보우소나루ⓒ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라질에서 28일(현지 시간) 열린 대선 결선 투표 결과 사회자유당(PSL)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55%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로써 남미의 대표 좌파 국가였던 브라질을 극우 정권이 이끌게 됐다. 

    美경제 잡지 '포츈'은 2억7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사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민주주의 국가이자 세계 9위 규모의 경제 대국인 브라질의 대선 결과에 대한 분석 기사를 통해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과 아울러 우려의 시각들도 소개했다.
  • 보우소나루 당선 확정 후 환호하고 있는 지지자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우소나루 당선 확정 후 환호하고 있는 지지자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시장의 기대감과 회의론 공존

    보우소나루가 자유시장을 위한 재정 개혁을 해나갈 것이란 희망으로 투자자들이 그의 당선을 반기고 있다고 '포츈'은 전했다. 보우소나루의 수석경제고문인 투자은행가 출신의 파울로 구에디스는 공격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포츈'은 보우소나루의 당선을 시장은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보우소나루 후보의 당선이 점쳐지면서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 대비 10% 상승했으며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도 9월 중순 이래로 13.5% 뛰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브라질 경제를 두고 봐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英'BBC'는 30일 보도를 통해 브라질 투자회사인 XP인베스트먼트의 제이나 라티프가 “(정책 방향의) 큰 틀은 세워졌지만 세부 사항들이 아직은 없다”고 한 말을 전하며 구에디스가 중앙은행의 독립, 민영화, 세제의 단순화와 연금 제도 개혁 등 친시장적 개혁을 약속했지만 브라질 경제 개혁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보우소나루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지해준 다수의 산업들이 정부 보조금이 사라지고 국제 경쟁에 내몰리거나 세금 증가를 가져올 개혁에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지목했다.

    'BBC'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적자와 부채의 압박이 심한 가운데 개혁의 속도와 수준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새로운 정부가 초기에 얼마만큼 경제 문제에 우선 순위를 두고 개혁을 추진해나갈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의 사회자유당이 의회의 다수당이 아닌 점도 걸림돌이며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도 새 정부가 경제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할 것으로 피치는 밝혔다고 한다.  

    'BBC'는 또한 무디스의 사마르 마지아드 부대표 역시 개혁 조치를 승인해줄 의회의 지지를 확보할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인권: 여성과 성소수자들 '긴장' 

    인권은 보우소나루의 집권으로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분야라고 '포츈'은 말한다. 기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자신이 동성애를 혐오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브라질 파라이바 연방대학교의 법학 교수인 로베르토 에프렘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성소수자들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을 소개했다. 

    성소수자들의 지지자들은 지난 20년 간 이뤄낸 동성간 결혼 합법화, 성소수자들의 군입대와 공공부문 채용 등과 같은 성과들이 보우소나루 정권 하에서 다시 뒤집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포츈'은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과거 여성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점도 우려를 낳는 대목으로 '포츈'은 짚었다.

    환경: 아마존 우림 개발에 대한 우려 증가

    보우소나루는 아마존 우림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환경 단체들은 개발로 인한 아마존 우림의 파괴가 재앙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美 대통령처럼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은 철회했지만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WWF)과 같은 국제 비영리 단체들의 브라질 내에서의 활동을 용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포츈'은 전했다.

    대미 관계: 미국과의 협력 관계 구축 전망

    보우소나루의 당선으로 미주 대륙의 가장 큰 두 나라들은 정치를 바꾸겠다고 약속하는 우파가 이끌게 됐다고 '포츈'은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의 지지자임을 공공연하게 밝힌 보우소나루는 지역의 동맹국들보다 선진국들과 관계를 재정비하겠다 밝혔다고 한다.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후 직접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고 한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미국과 브라질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함께 일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