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분석가 ⓵종교탄압 ⓶김정은 신격화 ⓷北주민 자유 상실… 3가지 이유 꼽아
  • ▲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이던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정은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교황청은 “북한에서 정식 초청장이 오면 방북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올리비아 에노스 정치분석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포브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교황은 김정은의 방북 초청을 거절해야 한다”며 그래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첫째 이유는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다. 에노스 분석가는 북한을 세계 최악의 종교 박해국으로 규정했던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 도어스’ 미국 지부의 발표와 북한을 중국과 함께 ‘특별관심국가’로 꼽았던 미 국무부의 종교 자유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에노스는 또  북한 정권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를 언급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지목하기도 했다. 

    신앙 포기를 강요당한 지현아 씨 사례 주목해야
    그는 특히 중국에서 3번이나 강제북송을 당하고, 당국으로부터 신앙을 포기하라는 강요를 받고 강제낙태까지 당한 탈북자 지현아 씨의 사례가 북한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도 지난 24일 지현아 씨의 사례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에노스 분석가는 지 씨와 같은 사례가 결코 특별한 게 아니며 중국에서 기독교 선교사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 정치범 수용소로 가게 되는 등 가혹한 처분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은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를 증진시키는 데 관심이 없다”고 지적하며 “바티칸은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면 북한 사람들 사이에서 종교의 자유가 확산되는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북한 당국이 지금까지 보여 온 행태를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지도자에 대한 신격화도 여전
    두 번째로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도자에 대한 신격화와 종교를 위협으로 간주하는 세습 정권의 존재를 지적했다. 에노스 분석가는 “북한은 소련, 폴란드, 루마니아 체제가 몰락하는데 천주교가 중요한 역할을 한 사실 때문에 종교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싱가포르 美北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은 화려하게 부각된 반면 북한 비핵화나 북한인권문제 해결은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한 뒤 “교황이 방북해 김정은을 만난다고 해도 생산적인 결과물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 이유는 북한에서 인권 문제나 종교 탄압이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황이 방북할 경우,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신장시킬 수 있는 지렛대를 먼저 포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에노스 분석가는 “만약 교황이 북한 천주교 신자들이 수감돼 있는 정치범 수용소에 인권단체들의 접근을 허용하거나 여성과 아이들이라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북한의 잔혹한 독재자와 만나는 것을 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