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희토류 기술, 우라늄 추출 기술과 유사해… 사실상 핵기술 유츨 시도" 지적
  • ▲ 북한 함경남도 대흥청년광산에서 마그네사이트를 채굴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북한 함경남도 대흥청년광산에서 마그네사이트를 채굴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 계열 무역회사가 북한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일본의 희토류 추출 기술을 북한에 반출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9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도쿄공업대 대학원에서 희토류를 연구한 재일조선인 학자가 북한과의 합작 사업에 전략기술과 지식 등을 옮기는 환경을 만들고, 조총련계 무역회사를 통해 희토류 추출 기술을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희토류의 채굴과 처리 기술을 습득하면 천연 우라늄의 추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핵개발의 기본 기술을 일본에서 반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제의 조총련계 무역 회사는 도쿄에 있는 ‘국제 트레이딩’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와 일본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북한과 합작회사를 만든 혐의가 드러났다고 한다. 또한 일본 금융 당국이 조사한 결과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으로 동결된 자산도 있었다고 한다.  신문은 “국제 트레이딩이 북한 ‘용악산 무역총회사’와 공동으로 2,000만 달러를 출자해 ‘조선국제화학합영회사(조선국제화학)’를 설립했으며, 조선국제화학은 2016년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군수물자 조달에 관여했다고 지목된 ‘조선 연봉총회사’의 자회사”라고 설명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 당시 북한에 설립된 100여 개 합작회사 가운데 80%가 조총련이 투자한 회사라고 한다.

    조총련 업체 2003년에도 '핵 기술' 유출하려다 걸려

    일본 정부가 조총련계 회사가 유출한 희토류 추출 기술을 핵무기 관련 기술과 연결 짓는 것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일본 공안당국은 도쿄 소재 조총련계 무역회사 ‘명신(明神)’이 핵무기 개발에 사용되는 ‘직류안정화 전원장치’ 3기를 북한으로 불법 유출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같은 해 ‘세이신’이라는 업체는 미사일 추진체 개발에 사용되는 ‘제트밀(Jet Mil, 초미세 분쇄기의 일종)’을 북한에 밀수출하려다 적발됐다. 일본 공안 당국의 수사 결과 ‘제트밀’을 사들이려던 곳은 북한 내각 기계공업부였으며, 구매자는 북한 과학기술연구원 간부로 드러났다.

    유엔 안보리는 조선국제화학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했다고 보고 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9월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통해 북한과의 합작회사 설립과 운영을 금지했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인정하지 않는 기존 합작사업도 모두 폐업하도록 규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의 생각과 달리 북한이 실제로 희토류를 생산하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편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희토류를 ‘21세기 산업의 비타민’이라 부르며 개발과 이용에 관심을 보였다. 2011년에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북한에서 확인된 희토류 매장량이 2,000만 톤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5년 전에는 희토류 개발을 한다며 국제사모펀드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북한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는 2013년 12월 4일 ‘SRE 미네랄스’라는 사모펀드와 평안북도 정주에서 희토류를 개발한다며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SRE 미네랄스’는 북한과 조세피난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합작회사 ‘퍼시픽 센추리’를 설립했으며, 2038년까지 정주 지역의 모든 희토류 개발권을 넘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