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시의원들 1주일째 '교통공사 채용비리 규탄'… 서울시 '적반하장' 논란
  • ▲ 25일 오후 1시경 서울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여명 시의원이 서울시청사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박원순 시장의 책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 25일 오후 1시경 서울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여명 시의원이 서울시청사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박원순 시장의 책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서울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서울시가 공식 사과문은커녕 "실체가 없는 가짜뉴스"라며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시의원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명확한 입장을 받아내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1인 시위'를 확대할 방침이어서 서울시의 향후 대응이 관심을 끈다.

    30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지난 25일부터 서울시청사 정문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규탄'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까지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한 시의원과 시민은 총 6명이다.

    이들이 든 손피켓에는 △청년들의 열린 경쟁 닫아버리고 희망의 사다리 걷어차 버리는 일자리 농단!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 공공기관 채용비리 명백히 밝히십시오. △입으로만 '청년', 입으로만 '비정규직', 그러나 청년이 취직을 꿈꾸는 서울시 공공기관에 드러난 대규모 채용비리! 박원순 시장의 시민은 민주노총 가족들 뿐입니까? 박 시장은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청년 앞에 사과하십시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채용비리 의혹은 가짜뉴스·정치공세"… '적반하장' 박원순

    이들이 '릴레이 시위'에 나서게 된 배경은 최근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서울시가 공식적 사과는 하지 않고, 제기된 의혹을 '가짜뉴스' '정치공세'로 치부하는 등 '적반하장'격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서울교통공사 의혹의 대부분 실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부 정치권에서 가짜뉴스와 허위자료를 확대 양산해 진실을 거짓으로 호도하고 '차별적 고용구조 해결'이라는 서울시 노동정책의 본질을 폄훼하고 있다"며 "정규직화가 마치 청년 일자리를 뺏는 것처럼 왜곡해 '을과 을'의 싸움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시는 이어 "이러한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대해 서울시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선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박원순 시장 역시 20일과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위험의 외주화, 공공영역을 자본에 맡길수록 개인의 위험은 높아진다. 비용을 절감하고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모는 사회가 우리가 원하는 사회인가"라고 되물으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드는 일은 오히려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했다.

  • ▲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야권은 박 시장과 서울시가 여론전을 통해 '비정규직 차별'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등 의도적으로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릴레이 시위'라는 장외투쟁에 나선 또 다른 이유다.

    '릴레이 시위' 첫 주자로 나섰던 여명 의원은 <뉴데일리>에 "서울시가 표해야 할 것은 유감이 아니라 깊은 '사죄'이고, 채용비리를 낱낱이 밝혀내겠다는 '조치'"라며 "박 시장은 청년 앞에 무릎꿇고 사죄해야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서울시의 입장 발표는 시민을 겁박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국당 소속 시의원들도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단순 친인척 채용비리가 아닌 '문재인 정권의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이며 '박원순 시장의 오래된 청년팔이' 본질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기만적이었는지를 밝혀내는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야권 "본질은 '청년팔이' 허구성"… 박원순, '차별' 프레임으로 물타기

    여명 의원은 "2015년에 일어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건의 본질은 민주노총 상사가 규정을 어기고 집회를 하러 나가는 바람에 비정규직 청년 혼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변을 당한 것"이라며 "그러나 박 시장과 민노총은 여지껏 사과 한마디 없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과 박 시장이 민노총에 인질 잡혔든지, 혹은 두 집단이 한 통속이라는 얘기"라고 비난했다.

    한국당 서울시의원들은 박원순 시장의 공식 사과와 국정조사를 위해 '릴레이 시위'에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여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현재까지도 교통공사 내부 직원들의 증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야당으로서는 국정조사를 이끌어내기 전까지는 시민여러분의 제보와 참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러분의 용기와 참여를 기다린다"고 했다. 서울시의회 자유한국당은 이메일을 통해 릴레이 시위에 참가할 시민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 29일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전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준다고 하면 일단 좋은 정책 같지만, 그 실상이 청년들은 노조에 의해 착취당하는 구조"라며 "게다가 수혜자는 일부 노조 관계자들뿐인 것이 사실이라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