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발레 여신' 자하로바 "늘 배울 것 많은 학생이죠"

세종문화회관X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11월 1~4일 공연

신성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10.30 09:48:01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라 바야데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연합뉴스

'세기의 발레 여신' 스베틀라나 자하로바(39)가 인도 무희로 분해 한국 관객과 만난다.

자하로바는 '프티파 탄생 200주년'을 맞아 세종문화회관과 유니버설발레단이 11월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라 바야데르' 무대에 오른다.

그녀는 29일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나이의 숫자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달려 있다. 아직까지 학생이라는 느낌이 있고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불혹인 자하로바는 현재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이탈리아 라 스칼라발레단에서 '최고의 스타'를 뜻하는 에투알로 활약 중이다. 173㎝ 키, 긴 팔다리, 작은 얼굴 등 '신이 내린 몸'이라는 찬사와 함께 뛰어난 유연성과 테크닉을 겸비했다.

2020년까지 모든 스케줄이 꽉 차 있다는 자하로바는 은퇴 시기에 대해 "언제까지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 늘 오늘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제가 언제 그만두는지 아는 존재는 오직 신뿐이다"고 답했다.

자하로바가 남편인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47)의 연주회를 위해 2016년 내한을 제외하고 발레 전막으로 한국을 찾는 것은 2005년 볼쇼이발레단의 '지젤' 이후 13년 만이다. 이날 리허설에 참여한 그녀는 유니버설발레단과 첫 호흡을 맞추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발레단과 협업한 첫 날인데 분위기가 좋았다. 연습실에 들어서자 단원들이 박수로 맞아줘서 그 모습을 보고 정말 기뻤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유럽의 발레단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발레단마다 고유의 규칙이 있어 거기에 익숙해져야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즐겁다."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라 바야데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왼쪽), 볼쇼이 수석무용수 데니스 로드킨.ⓒ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출신의 자하로바는 1996년 바가노바를 졸업하고 마린스키 발레 입단 1년 만에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2003 모스크바 볼쇼이발레단으로 자리를 옮긴 후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를 2005년과 2015년 두 번이나 수상했다.

그녀는 지난 20년간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비결로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꼽았다. "저는 후보자, 수상자, 심사위원까지 모두 경험해 봤기 때문에 '브누아 드 라 당스' 상이 주어지는 과정을 잘 알고 있다. 학생의 마음, 배운다는 자세로 긴장을 놓지 않고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이어 "발레가 몸이 악기인 예술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의 리허설을 진행한다. 발레는 육체적인 노동이고 축구선수에 준하는 운동에 가깝다. 연습은 물론 마사지와 기본 체력을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하로바는 2017년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역으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남성무용수상을 수상한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 데니스 로드킨(27)과 호흡을 맞추며 공연의 시작(11월 1일)과 마지막(11월 4일)을 장식한다. 수려한 외모가 인상적 로드킨은 2013년 '카르멘' 이후 자하로바와 다수의 작품에서 함께한 베테랑 파트너다.

자하로바는 로드킨에 대해 "습듭력이 좋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무용수"라고 평했다. 로드킨은 "자하로바와 첫 리허설을 할 때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였기 때문에 혹시라도 실수를 할까봐 많이 긴장했다. 항상 많이 배우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 '라 바야데르' 3막 '망령들의 왕국' 장면.ⓒ유니버설발레단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고전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가 만든 작품이다. 1877년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이 상트 페테르부르크 극장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1999년 초연했다. 당시 의상 400여 벌, 총 제작비 8억 원으로 한국 발레 사상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라 바야데르'는 인도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힌두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 감자티 공주와 최고승려 브라민 등 엄격한 신분제도 속에서 주인공들의 사랑과 배신, 복수와 용서를 그린 대서사시다.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라는 별칭에 맞게 대형 코끼리 모형이 등장하는 화려한 세트, 150명에 달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총 3막 5장으로 구성된 무대에는 화려한 춤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3막 도입부에서 새하얀 튀튀와 스카프를 두른 32명의 무용수들이 아라베스크(한쪽 다리를 뒤로 들어 올리는 동작)로 가파른 언덕을 가로질러 끊임없이 내려오는 '망령들의 왕국'은 '백조의 호수', '지젤'의 군무와 함께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최고봉으로 불린다.

자하로바는 "고전발레에서 제일 힘든 작품이 '라 바야데르'다. 테크닉적으로 힘들지만 관객이 볼 때는 아름답다"면서 "한국 팬들은 저를 TV에서 봤는데, 이번에 직접 춤추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대되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한편, '라 바야데르' 다른 날 공연에서는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3일), 홍향기·이현준(2일), 김유진·이동탁(3일)이 주인공 니키아와 솔로르로 무대에 선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