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위 자료… "부품유용 아시아나의 2배·저가항공 12배 수준" 항공기 안전 우려
  • ▲ 대한항공.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대한항공.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국적사 중 대한항공의 '항공기 부품 돌려쓰기' 실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본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2018년 10월 대한항공 특별점검 결과보고>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대한항공의 비행 1000편당 부품유용 횟수가 국적사중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부품유용'이란 정비에 필요한 예비품이 모자라 장기간 시간을 두고 정비하는 중정비 항공기에서 부품을 빼내 고장 난 항공기 부품으로 대체하는 것을 뜻한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부품유용 건수는 5.0건으로 아시아나항공(2.0건)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LCC(저가 항공) 0.4건에 비해서는 약 1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예비품이 부족해 '정비이월'한 사례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기준 대한항공이 비행 1000편당 정비이월한 사례는 7.2건(총 1,216건), 아시아나는 2.4건(총 270건)으로 집계됐다. 

    대한한공의 노후장비 사용 실태도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의 장비·공구 중 1990년 이전에 도입돼 약 30년을 사용한 노후장비가 18%에 달했다. 그러나 조사 당시 대한항공은 노후화 장비에 대한 교체 계획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항공은 지상전원공급장비, 엔진스타터 등 동력장비들 조차 내구연한을 설정하지 않고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의 정비인력 부족 문제로 정비 작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조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운항정비, 중정비, 정비품질과 기술관리 부서 등 항공기 안전을 위한 부서 전반에서 정비인력 부족 현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한공은 정비물량이 집중되면 지원 근무 등 인력을 유용해 안전 점검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인력 부족 완화를 위해 사무실 기술부서 직원을 자출하고서도 수년째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2018년 중정비에서 운항정비로 지원을 나간 인력은 매월 745맨아워(Man-Hours), 객실판금반에서 기체정비반으로 충원된 인력은 매월 373맨아워 였다. 맨아워는 1인 1시간의 노동량, 작업에 투여된 전체 인력을 한 사람의 작업 시간으로 환산한 개념이다. 

    운항정비 인력이 부족해 작업이 중단·지연되거나, 중정비 출고 이후에도 결함이 해소되지 못해 이월시킨 사례도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운항정비와 중정비를 모두 직접 수행하다보니 운항정비에서 결함을 고치지 못하면 중정비 시기로 미루고, 중정비 시기 때 결함을 잡지 못하면 운항정비로 다시 미루는 악순환 정비 형태가 계속됐다고 결론냈다. 

    항공기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 간 역할분담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정비본부가 회사 전제 정비작업에 대한 우선순위와 작업계획 수립, 공정률 자원관리를 맡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현장으로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자료에서 "현장은 단순 집행기능을 수행해 총체적 관리가 어렵고 업무단절 사례도 다수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서간 칸막이 문화로 인해 정보공유가 활발하지 않아 고장·결함 분석 결과가 항공기 일일 스케줄 관리에 실제 접목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