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더 드라이브’ 8일 첫 보도…北, 방글라데시에서 롤스로이스 밀수하다 적발되기도
  • ▲ 롤스로이스 팬텀 EWB 7세대. 아머드 모델은 아니다. ⓒ뉴데일리 DB.
    ▲ 롤스로이스 팬텀 EWB 7세대. 아머드 모델은 아니다. ⓒ뉴데일리 DB.
    김정은이 차를 바꿨다. 이번에는 롤스로이스 팬텀, 그것도 ‘아머드(Armored)’라는 이름의 방탄 차량이다. 그 모습은 마이크 폼페이오 美국무장관이 방북했을 때 포착됐다. 지난 10월 8일(美현지시간) ‘더 드라이브’라는 자동차 전문지가 김정은이 영빈관에 올 때 탄 차가 롤스로이스라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세계 주요 매체는 김정은이 롤스로이스를 탄다는 점보다는 어떻게 북한에 롤스로이스가 흘러 들어갔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내놓은 대북제재 결의안 1718호부터 지금까지 “북한에는 스포츠카를 포함한 고급 차량의 판매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美‘더 드라이브’에 따르면, 김정은이 폼페이오 美국무장관을 만날 때 탄 롤스로이스 팬텀은 리무진처럼 차체가 긴 EWB(Extended Wheel Base) 모델로,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된 타입이라고 추측했다. 롤스로이스 팬텀 EWB 모델은 국내에서는 주문 제작(비스포크) 이전의 기본 가격이 6억 9,000만 원부터 시작된다. 롤스로이스 팬텀 EWB 아머드는 이름값을 하듯 유리와 차체는 7.62mm 총탄을 막아내고 수류탄 등에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개조를 하면 차 가격은 거침없이 오른다. 온라인에서는 김정은의 롤스로이스 가격이 최소 15억 원, 최고 2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CNN 등 美주요 언론들은 일본의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김정은이 중국을 통해 롤스로이스를 사들였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독재정권을 쫓아낸 아프리카 국가들이 공매한 물건을 위장업체를 통해 사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정은이 고급차를 좋아한다는 소문은 약 10년 전부터 평양을 중심으로 나왔다. 당시 북한 소식통들은 “김정일의 셋째 아들이 야심한 밤이면 벤츠 최고급 세단을 끌고 평양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소문을 전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벤츠 S클래스를 타고 나타났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는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먼 가드 리무진을 타고 왔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처럼 '가짜 뉴스' 나돌까
  • ▲ 지난 9월 18일 김정은의 벤츠에 함께 타고 평양 시내에서 카 퍼레이드 중인 문재인 대통령. 옆에서 나란히 달리는 싸이카는 BMW RT1200 모델로 추정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9월 18일 김정은의 벤츠에 함께 타고 평양 시내에서 카 퍼레이드 중인 문재인 대통령. 옆에서 나란히 달리는 싸이카는 BMW RT1200 모델로 추정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선전매체를 통해서 나타난 김정은의 차량은 대부분 벤츠였다. 비포장 도로 등을 다닐 때는 벤츠의 SUV인 GL클래스 또는 랜드로버 레인지 로버를 타는 모습이 포착됐다. 자신의 수행원도 벤츠 스프린터에 태워 다녔다. 김정은이 벤츠 다음으로 선호하는 차량은 일본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로 보인다. 2017년 초 한미 연합군의 ‘참수작전’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벤츠 S600 대신 렉서스 ES시리즈를 탄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9월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에는 김정은의 수행원들이 렉서스 LX시리즈를 타고 등장하는 모습이 TV로 중계됐다. 이밖에도 김정은은 아우디의 스포츠카 R8을 2010년 중국을 통해 밀수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이 롤스로이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은 지난해부터 나왔다. 2017년 1월 방글라데시 세관이 본국으로 귀임하는 북한 외교관의 이삿짐에서 롤스로이스를 찾아낸 사실이 보도된 뒤부터다. 이를 두고 언론과 전문가들은 “김정은에게 상납하는 차”라고 추정했다.

    한편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북한 사회보안원(한국의 경찰에 해당)이 타는 ‘싸이카’의 출처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바 있다. 과거 일본 가와사키의 제품을 사용하던 북한 사회보안원들이 올해는 BMW의 고급 오토바이를 타고 나온 것이다. 해당 제품은 2006년을 전후로 출시된 BMW R1200RT였다. 해당 모델은 현재 한국 경찰도 싸이카로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BMW 싸이카까지 준 게 아니냐”는 가짜뉴스가 나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