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추위 전순옥 위원이 전순옥 소상공특위장에 감사 요청…이언주 "소상공인연 압박 시도"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13일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을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제도의 합리적 설계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 촬영 중 박수를 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13일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을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제도의 합리적 설계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 촬영 중 박수를 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정부·여당이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선거에 부당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소상공인연합회에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의원 설명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는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소상공인특별위원회(이하 민주당 소상공인특위)에 소상공인연합회에 대한 행정감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정추위는 중소벤처기업부에도 최승재 회장 후보의 적격성을 검증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정추위는 △총회소집 공고 관련 절차상 하자 △소상공인연합회의 불공정 선거관리 △최 회장의 소상공인 자격 요건 유지 여부 등을 감사 대상으로 적시했다. 당시는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선출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 이언주 의원에 따르면 정추위는 최저임금 인상 등에 반대하는 최승재 회장 대신 이승봉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을 지지하고 있었다. 정부 입맛에 맞는 회장으로 교체하기 위해 감사를 실시, 소상공인연합회를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감사를 요청한 정추위와 감사 요청을 받은 소상공인특위가 민주당 내 같은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언주 의원에 따르면, 전순옥 전 국회의원(민주당, 19대 비례대표)은 민주당 소상공인특위 위원장이지만 동시에 정추위 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정인대 씨는 민주당 소상공인특위 부위원장이지만 동시에 정추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순옥 전 의원의 경우, 민주당 소상공인특위에 발송한 정추위 감사 요청 명단에 '소상공인연구원이사장 전순옥'으로 이름도 올렸다. 

    다시말해 정인대 위원장·전순옥 위원이 속한 정추위가 정인대 부위원장·전순옥 위원장이 속한 민주당 소상공인특위에 감사를 요청한 셈이다. 이언주 의원은 "민주당 소상공인특위가 주도해 소상공인연합회에 정추위를 만들고, 그 정추위가 중기부에 연합회를 감사해야 한다는 요청 공문을 발송한 걸로 보인다"며 "사실상의 셀프 청원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연루설도

    소상공인연합회를 둘러싼 의혹들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연루돼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언주 의원은 홍 장관이 정추위 인사들과 간담회를 한 뒤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최저임금 인상 저지 궐기대회를 열기 전날인 12월 23일에 촬영됐다. 자리에는 홍종학 장관을 비롯해 정인대 민주당 소상공인특위 부위원장 겸 정추위 위원장, 전순옥 민주당 소상공인특위 위원장 겸 정추위 위원, 김경배 민주당 특별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언주 의원은 "홍 장관은 궐기대회를 앞둔 소상공인연합회와는 한 번도 대화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 홍 장관이 간담회를 핑계로 정추위 위원들을 만났다"며 "굉장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강조했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가운데 사람 많은 테이블에서 맨 왼쪽 인물)이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을 반대하는 '정상화추진위' 인사들과 대화하는 모습. ⓒ이언주 의원실 제공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가운데 사람 많은 테이블에서 맨 왼쪽 인물)이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을 반대하는 '정상화추진위' 인사들과 대화하는 모습. ⓒ이언주 의원실 제공

    이 의원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홍 장관은 국정감사 위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홍 장관이 이 의원의 '정상화추진위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거듭 "모른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홍 장관은 소상공인선거 개입 논란과 관련해선 "중기부에 개입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민간단체 선거라 개입하지 않았다"며 "선거가 끝난 뒤 자격문제가 불거져 연합회 회원사 기관을 통해 자격 여부만 확인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언주 의원이 증거로 제시한 사진이나 기타 정황으로 볼 때 홍 장관이 정추위를 모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중기부는 2월 선거 전과 4월 선거 후 감사요청을 받았고, 4월에는 감사를 실시했다"며 "정추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정추위의 요청을 받아 감사를 실시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최저임금 정책 등에 비판적인 민간 경제단체 소상공인연합회에 재갈을 물리고, 민주당 소상공인특위가 연합회를 접수해 정부 말을 잘 듣는 어용단체로 전락시키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실패를 인정하고 폐기해야 한다"며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 정책 반대하는 단체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강남 편의점과 강원도 편의점이 똑같나?"

    이병덕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17일 유튜브 〈이언주 TV〉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상공인 탄압은 유신정권이나 군사정권보다 악랄하고 계략적"이라며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저희 700만 소상공인도 이제는 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강남 한가운데 위치한 편의점은 초 단위로 손님이 오지만, 강원도 군단위 지역 편의점은 분 단위로 손님이 온다"며 "어떻게 이들의 노동강도가 같다고 볼 수 있나. 어떻게 똑같이 1만원을 주라는 것인가"라며 "정부는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 최소한 연말까지 제도 개선 방안을 수용해야 하고, 홍종학 장관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