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라프 전망 "영국도 '비핵화 먼저' 입장 확고… 미국과의 관계 훼손 원치 않아"
  •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대북 제재를 완화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 메이 총리가 이를 퇴짜 놓을 것(rebuff)"이라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아셈(ASEM)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메이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텔레그라프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상당히 달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북한) 비핵화에 아무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이같이 예측했다.  

    문 대통령은 7박9일의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하고 있다. 텔레그라프는 "(문 대통령이)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는 이미 회담을 가졌다"고 전하면서 "그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프랑스가 대북 제재를 완화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D) 핵폐기를 하기 전까지 유엔 제재가 완화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들 중 하나다. 텔레그라프는 "그렇기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는 '대북 제재 완화'를 메이 총리에게 설득하는 것이 이번 유럽 순방에서 교황과의 만남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면 미국 프랑스 영국은 김정은이 핵능력을 신고하며 비핵화에 나서기 전까지는 북한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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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트로이 대학교 서울 캠퍼스 국제관계학과의 대니얼 핑크스턴  교수는 “영국은 솔즈베리에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와 그의 딸이 화학 무기 공격으로 쓰러진 사건을 겪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요청을 메이 총리가 거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대북 제재 완화를 논하려 하면 분명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라며 "메이 총리는 이 문제로 미국과의 관계를 흐트러뜨리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텔레그라프는 "한국의 동맹국들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이미 우려를 나타냈다"면서 "미국 정부는 한국의 은행과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를 하고 경제 협력을 시도하는 어떠한 움직임도 유엔 제재 위반이라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