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공조 균열' 보도에 靑 "걱정 말라"… "한미 목소리 일치해야" 해리스 대사 발언과 달라
  • ▲ 청와대 전경. ⓒ뉴데일리 DB
    ▲ 청와대 전경. ⓒ뉴데일리 DB
    청와대가 17일 "대북 철도·도로 연결 현대화 사업과 관련한 한·미 간 이견이 전혀 없냐"는 출입 기자들의 질문에 "부부 사이에 서로 생각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이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철도사업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자들이)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해주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부부 사이에도 서로 생각의 차이가 있다. 애들 진학 문제나 집 문제 등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않느냐"며 "그렇다고 이혼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당초 청와대는 이날 한·미 간 공조가 아주 잘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기자 브리핑 자리를 가졌지만 결과적으로 한·미 간 이견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 된 것이다. 

    김의겸 대변인 "이제 걱정을 그만 내려놓으라"

    이같은 발언은 김의겸 대변인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조간 기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공조에 이상이 있고 균열이 생기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되짚어보면 한 달 여 전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때도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있었다"며 "8월 21일, 25일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두고 파열음이 있다, 미국의 제재 위반이다 이런 기사를 냈는데 9월 14일에는 개성연락사무소가 순조롭게 성황리에 개소식을 했고 15일에 기사가 실려있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따르면)그렇게 시끄럽던 파열음, 균열, 과속 그런 현상들이 다 어디로 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날 아침에도 (해당 매체들이) 미국 국무부가 철도 문제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답한 말을 근거로 '마찰'이라 했는데, 원문을 확인해봤더니 수십번도 더 나온 문장"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김의겸 대변인이 말하는 '원문 문장'은 미국 국무부가 "남북 간의 관계 개선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문제 해결과 별도로 진전될 수 없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미 국무부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을 뿐인데 이를 보수성향 매체들이 마치 한·미 간 공조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어 "한·미 공조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일부 보수 성향 매체들의) 우국충정은 제가 충분히 이해를 하겠지만 이제 걱정을 그만 내려놓으라"며 "한·미 간 공조는 최상의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남북 간 발전을 위한 철도와 도로 문제도 예정대로 잘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리스 미국대사 "남북관계 비핵화와 연계돼야"

    하지만 김 대변인은 '이혼' 언급을 포함해 한·미 간 공조에 대해 묻는 다른 질문에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번에 (철도 관련)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고, '미국 기업의 방북이 우리 정부와 논의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대변인으로서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오늘 한 말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전적으로 대변인으로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같은 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한국과 미국의 목소리가 일치돼야만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연계되고 한·미의 목소리가 일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긴밀한 한·미 공조의 필요성을 언급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 태평양군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군인 출신으로, 당초 주 호주 미국 대사로 임명됐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당시 내정자의 요청으로 주한 미국 대사로 위치를 옮긴 인물이다. 그는 미국 내에서 북한과 한반도 문제에 가장 정통한 인사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