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1만원으로 생활.. 차 없이 지하철로 다녀
  • 영웅이 본색을 드러냈다.

    80년대 개봉한 영화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으로 스타덤에 올라 수십년째 인기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 '홍콩 느와르의 황제' 주윤발(周潤發·63·사진)이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홍콩의 영화 전문 사이트 '제인 스타즈(Jayne Stars)'에 따르면 최근 영화 '무쌍(無雙)'을 홍보하기 위해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한 주윤발이 현지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56억 홍콩달러(한화 8,10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8년 전에도 대만 연합보(聯合報)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벌었지만 내 재산은 내 소유가 아니라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후에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던 주윤발은 대만 팬들에게 구체적인 액수까지 거론하며 자신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주윤발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점은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아무 걱정 없이 평화롭게 사는 것"이라며 "평범하면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내 소망"이라고 말했다.

    주윤발은 "옷의 경우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입는 게 아니라 내가 편하기 위해 입는 것"이라며 "할인매장에서 구입하는 옷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달 용돈이 800 홍콩달러(한화 11만 원)에 불과한 주윤발은 백화점 대신 홍콩 재래시장이나 할인매장에 들러 옷가지나 각종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변한 차량조차 없는 주윤발은 "평소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데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보느라 정작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 간혹 자신을 알아보고 사인이나 '셀카'를 요청하는 팬이 있으면 절대로 사양하는 법이 없어 "주윤발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는 홍콩 팬들이 부지기수라고.

    1972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주윤발은 드라마 '상해탄'과 '소오강호'를 통해 팬들의 눈도장을 찍은 뒤 1986년 오우삼 감독이 연출한 '영웅본색'에 출연하며 중화권 스타로 거듭났다. 당시 마크 역을 연기할 배우를 물색하던 오 감독이 우연히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주윤발의 미담 기사를 보고 그를 발탁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수많은 홍콩 영화에 출연하며 '홍콩 느와르'의 전성시대를 이끈 주윤발은 90년대 후반 오 감독과 함께 미국 할리우드로 진출해 '리플레이먼스 킬러', '애나 앤드 킹', '방탄승', '와호장룡' 같은 작품들을 남겼다.

    친자식은 없으나 입양한 아들이 한 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는 80년대 중반 재혼한 진회련. 주윤발이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은 평소 근검절약이 몸에 배 있는 아내 진회련과, 20년간 하루에 50억씩 기부했다는 빌 게이츠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제공 = TOPIC/SplashNews (www.splashnews.com 스플래쉬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