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피가로' 인터뷰… "북한 비핵화 끝나야 제재 완화" 기존 입장서 변화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한 북한과의 교류·협력 강화가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 개선에 실효성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며 "향후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및 대북제재 완화 등도 협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으로 인한 인권문제를 대북 협력으로 풀 수 있다고 보고, 대북제재 완화를 유럽에 언급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그간 비핵화 '완료' 이후에나 대북제재 완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프랑스 '르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보고서'에서도 최근 한반도 긴장완화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나도 그에 공감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전 세계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오고 있다"며 "국제사회 및 민간부문과 협력하여 북한 인권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북한 김정은에 대해 "솔직·담백하고 침착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대북제재에 대한 이야기엔 선을 그어왔다.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20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문제가 풀려야 되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로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돼서 경제 제재가 풀려야만 남북 간에 본격적인 경제 협력이 가능하다"며 "그것은 어려움에 놓여 있는 우리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향후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및 대북제재 완화를 협의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북한, 새로운 발전과 도약위해 세계에 나서"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인터뷰에서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 세계 앞에 섰는바, 이제 국제사회는 북한의 어려운 결단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했다. 이 역시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국정감사에서 "5·24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내 사과하며 사태 수습을 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강경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하자, 지난 11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사안들은 한·미 사이에 공감과 협의가 있는 가운데 진행하겠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다만 비핵화 협상과 대북제재를 이끌고 있는 미국은 여전히 북한 김정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김정은을 정말 믿는다"면서도 "그것이 내가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했고,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도) 지금까지는 좋다.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까지 나는 항상 '지금까지'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