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이모저모…벵갈고양이에 맷돌, AI까지 등장

이목 집중시키기 위한 의원들의 아이디어…지난해엔 '황금후라이팬' 등장도

임재섭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10.10 18:51:41
▲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등장한 벵갈 고양이. 퓨마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들여왔다. ⓒ뉴시스 DB
2018년도 국정감사가 10일 시작된 가운데, 감사 첫날부터 국회의원들의 '퍼포먼스'로 인한 이색적인 풍경이 눈길을 끌고 있다.
벵갈고양이와 AI가 증인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맷돌이 등장하기도 했다. 

◆ 벵갈고양이 가져온 김진태 "죄없는 동물, 불쌍하지도 않나"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벵갈고양이'를 데려왔다. 과잉대응 논란이 있었던 '퓨마 사살 사건'을 질타하기 위함이다.

퓨마 사살 사건은 지난달 18일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뽀롱이'로 불리는 퓨마가 열려있는 우리에서 빠져나왔다가 4시간 30분만에 사살된 사건이다. 당시 동물원 관계자가 마취총을 쐈으나 잘 듣지 않았고, 결국 사살 방침이 내려졌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NSC)가 퓨마 사살 명령을 직접 지시하는 등 사건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대전시 관계자는 "최종사살 명령은 NSC 지휘로 내려졌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당시 실시간으로 SNS를 통해 퓨마의 수색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퓨마가 우리를 탈출한 것이 아니라 열린 문을 통해 빠져나왔고, 사람을 해치지 않은 점도 동정론에 힘을 보탰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람이 잘못했는데 퓨마가 죽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진태 의원은 "퓨마 사건에 NSC 소집은 1시간 35분만에 열렸는데, 지난해 5월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했을 때는 2시간33분 만에 열렸다"며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보다 청와대가 훨씬 더 민첩하게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퓨마는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 AI로봇 '클로이' 등장시킨 박성중

같은 날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LG전자가 개발한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이'가 등장했다. 정부가 서비스용 로봇 관련 예산을 충분히 편성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이 가져온 것이다.

박성중 의원은 "우리나라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이 있지만 서비스 로봇 관련 예산은 연 100억원 수준"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서비스 로봇 시장은 연 30% 급성장 중이다. 일본과 미국, 중국 등도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박성중 의원의 경우 로봇을 불러내기 위해 '헤이 클로이'를 연발했으나, AI가 사투리를 인식하지 못했다. 박 의원은 "내가 사투리를 써서 못알아들은 것 같다"며 농담을 해 회의장 내 웃음이 터졌다. 박성중 의원은 수차례 시도 끝에 음악을 재생하는데 성공했고, 클로이에 "수고했어"라며 스피커를 쓰다듬는 모습도 보였다.

◆ '실리콘 지문'으로 보안 경각심 준 송희경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도 과학기술위원회에서 실리콘 지문을 통한 스마트폰 해킹법을 직접 시연했다. 지문인식 보안시스템을 실리콘 지문으로 뚫고 스마트폰 접근권한을 획득, 스마트폰에 결제를 실행하고 해킹된 웹카메라를 통해 사생활을 엿보는 등 사이버 보안 침해 사례를 시연한 것이다.

송희경 의원은 "생체인식 기술은 미래 인증시장을 주도할 첨단기술로, 다양한 위험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국내에도 위조를 막는 보안 신기술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인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이 있다. 이들 기업들이 공정하게 평가받고 활약할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맷돌 들고온 박대출… "어처구니 없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국정감사 질의를 하면서 '손잡이가 빠진' 맷돌을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맷돌의 손잡이 부분이 '어처구니'라고 불린다는 점을 이용해 준비한 것이었다. 영화 '베태랑'의 패러디 격이기도 했다.

박대출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려고 어처구니 없는 맷돌을 준비했다"며 정부의 가짜뉴스 근절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대출 의원은 "가짜뉴스를 핑계로 사상통일을 하려 하나. 21세기 분서 갱유는 꿈도 꾸지 말라"며 "가짜뉴스를 알고리즘으로 판단하는 것은 넌센스다. 만약에라도 이런 기술을 개발한다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사실을 담은 가짜 뉴스는 현행법에 따라 처리하면 될 일"이라며 "허위사실 생산과 유포를 차단하는 법, 좌파 우파에 예외 없이 동일한 기준의 법이라면 못할 것도 없다"고 했다.

◆ 국감때마다 반복되는 국회의원들의 퍼포먼스

이같은 국정감사 때 나오는 국회의원들의 '퍼포먼스'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제각각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존재감을 어필하는데, 퍼포먼스가 있으면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게임산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직접 칠해서 제작한 '황금 프라이팬'을 들고 질의를 하기도 했다.

'황금 후라이팬'은 게임 '배틀 그라운드'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게임 개발사인 '블루홀'이 대회상패로 황금 프라이팬을 수여한 바도 있다.

같은 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의 박제본이 등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유리벽에 부딪쳐 죽은 부엉이들을 통해 야생 조류의 사고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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