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독교연대 “북한은 종교 탄압과 인권 유린 국가... 방북 결정 신중히 이뤄져야”
  • ▲ 지난 8월 아일랜드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8월 아일랜드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북한으로 공식 초청했다는 청와대의 발표가 9일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할 때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것인지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교황이 김정은의 초청 수락을 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기독교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CSW)의 동아시아 팀장 베네딕트 로저스는 영국 '프리미어 기독교 라디오' 방송에서 “교황은 북한에 가서 종교적 자유가 없는 것과 끔찍한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전제 하에 김정은의 초청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물론 (김정은의) 초청은 환영할 일이지만 매우 신중한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 도어스'의 대변인인 탐신 테일러도 '프리미어 기독교 라디오' 방송에서 “북한 수용소에 7만 명에 달하는 기독교 신자들이 감금돼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 방문에 대한 교황의 생각은 무엇인지 듣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도어스'는 북한을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가장 심한 나라로 지목해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를 알려왔다. 

    이 방송은 또한 과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에도 북한에서 초청을 시도했었고 이에 대해 당시 바티칸은 “천주교 신부들이 북한에서 받아들여질 경우에만 교황의 방문이 가능할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 있는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 거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 인권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던 것에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피델 카스트로의 독재 정치가 이뤄지던 1998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쿠바를 방문했음을 상기시키며 “교황의 방문은 폐쇄된 사회를 조금이나마 열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