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대 스리랑카인 중실화 혐의로 체포…네티즌들 "믿을 수 없다" 의혹 제기
  •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경기도 고양시에서 발생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 폭발사건의 원인은 20대 스리랑카인이 날린 ‘풍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양경찰서는 9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스리랑카 국적의 A씨(27)을 중실화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32분쯤 고양 덕양구 화전동의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주변 야산 강매 터널 공사장에서 소형 열기구인 풍등을 날려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폭발 사고는 A씨가 풍등을 날리고 10분~20분 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날린 풍등은 저유소 주변 잔디밭에 떨어졌다. 풍등에 남은 불씨는 잔디밭에 옮겨붙은 뒤 저유소 유증 환기구를 통해 유입됐고 폭발을 일으켰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었다.

    A씨는 지난 2015년 5월 비전문 취업(E-9) 비자로 입국한 스리랑카 국적 근로자로 밝혀졌다. 경찰은 현장감식 중 CCTV를 통해 A씨가 인근 야산에서 풍등을 날리는 장면을 확인했다. A씨는 화재가 발생한 것을 못봤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입수한 CCTV영상에 대해서는 전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한송유관공사에 대해서도 피해상황 등을 조사했으며 추후 책임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대한 송유관공사 관계자는 “화재 진압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CCTV 확인을 오늘에서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며 “폭발 직전에 낙하한 풍등에서 미세한 연기가 일어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저유소 옥외 휘발유 탱크에 저장된 휘발유 440만 리터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0만리터가 불에 타 43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화재 발생 17시간이 지난 8일 오전 3시 58분경 완전히 꺼졌다.

    한편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를 본 네티즌들은 "경찰 발표를 믿을 수 없다"거나 "저유소 인근 초등학교는 왜 풍등을 날리도록 놔뒀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화성 물질을 저장한 곳 주변에 잔디밭을 조성한 대한 송유관 공사의 관리부실, 스리랑카인 A씨가 인근 초등학교에서 날린 풍등 하나를 주워 다시 불을 붙여 날려보냈다가 저유소 화재가 발생했다는 경찰 발표를 문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