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방송장악 문건' 대부분 계획 그대로 진행누구도 독점 못하는 방송법 개정 필요
  • ▲ 강규형 명지대 교수가 8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악사 900동 가온홀에서 '방송 중립성과 그 실태: KBS의 경우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강규형 명지대 교수가 8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악사 900동 가온홀에서 '방송 중립성과 그 실태: KBS의 경우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방송과 언론이 정권의 선전선동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권력과 유착된 방송은 공정성과 진실성을 잃기 마련이다. 언론노조에 의해 공영방송들이 장악되었다. 역사는 5공화국을 능가하는 거칠고 비열한 방송장악으로 평가할 것이다."

    8일 오후 6시 30분 서울대학교 관악사 900동 가온홀에서 '방송 중립성과 그 실태: KBS의 경우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전문가 특강이 개최됐다. 서울대 트루스포럼(SNU TRUTH FORUM) 주최로 기획된 이번 특강은 KBS 이사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던 강규형 명지대 교수를 연사로 초청했다.

    강 교수는 "대통령과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송장악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지만, 말한 그 날부터 방송장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강 교수는 말과 행동이 다른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일침과 함께, 그 근거로 지난해 9월 8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민주당의 방송장악 문건'을 제시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민주당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9가지 계획을 세웠고, 정치권이 나설 경우 언론 탄압이라는 역공이 있으니 방송사 구성원 및 시민단체, 학계 중심의 사장·이사장 퇴진 운동 전개를 제안했다. 이 문건에는 방통위나 감사원을 내세워 방송사 사장의 비리를 조사하고, 야당 측 방송사 이사의 부정·비리도 부각시켜 퇴출시키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기록되어 있다. 일련의 방송장악 과정이 보도된 문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는 것이 강 교수의 지적이다.

    "교수가 만만할 걸 모르세요?... 방송을 우리 흔할 말로 예쁜 여자 보고 총각들이 집적거리는 거 그거 당연한 거 아닙니까?... 먼저 본 놈이 임자예요. 방송은 힘센 놈이 먹게 돼 있어요. 그게 방송의 속성이에요. 100년 동안, 90년 동안 그래 왔어요"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강규형 KBS 이사 해임건의안을 의결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주재인(主宰人)이었던 김경근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의 발언이다. 부적절한 진행방식과 막말로 가득한 청문회였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강 교수는 김 명예교수의 '진실한 속마음'이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조선일보에서 '감사원'은 '권력의 흥신소'이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장악위원회'라고 규정한 사설을 읽은 적이 있다"며, "강한 표현이지만, 공감한다"고 말했다.

    청문회 다음 날인 12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강제해임된 강 교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언론노조는 저의 학교와 가족에 대해 집단폭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문화 대혁명과 히틀러의 나치즘에 버금가는 정신적 폭력이 강 교수에게 가해졌다. 언론노조들은 KBS 사내에서 강 교수에게 육체적 집단 린치를 가했고, 악마의 편집을 통해 집단적으로 진실을 부정했다. 또한, 고성능 마이크와 스피커, 그리고 대형 스크린을 장착한 차량을 동원해 학교까지 찾아와 난장판을 만들었고, 학업 분위기를 망쳐놨다. 시도 때도 없이 수업실에 찾아와 온갖 폭력과 난동도 서슴치 않는 그들의 언행은 전체주의적 행태들이었다. 말로도 다 표현하지 못할,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 강 교수에게 지속됐다.

    "우리는 사실보도보다는 정의(正義)보도에 관심이 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성재호 KBS 언론노조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강 교수는 성 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말하는 정의가 무엇입니까? 자기들식의 정의 아닙니까? 결국 (이들이 말하는 정의는) 자신들이 규정하고 선호하는 생각과 행동일 뿐입니다. 수단과 방법에 상관없는 자신들만의 정의입니다."

    강 교수는 "실제로 언론노조 상당수가 자신들이 '정의를 행한다'는 집단광기에 취해 집단폭력에 동참하고, 전혀 죄의식은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히틀러의 나치 체제와 대다수 국민들, 구 소련의 스탈린 체제와 대다수 국민들도 자신들이 정의를 행하거나 동참한다는 착각 속에서 끔찍한 폭력을 서슴없이 가했다. 그는 "총체적으로 양심의 집단마비 현상을 보았고, 한편으로는 역사학도로서 귀한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강 교수는 "언론노조들의 온갖 불법과 악행은 훗날 특검 수사 대상이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강 교수는 "1980년대 이른바 '땡전뉴스'를 방송의 흑역사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방송보다는 10배 더 나을 정도"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2016년 당시 민주당 의원에 의해 누구도 독점 못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자신들이 집권하게 되니 전면 부정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강 교수는 "방송과 언론이 정부의 선전선동 도구로 전락하면 공정성과 진실성을 잃게 된다"며, "방송법 개정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