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가짜뉴스 피해자모임' 기자회견 이후 분위기 급변… 법적공방, 규탄대회 줄이어
  • ▲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가짜뉴스를 양산한 한겨레신문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에스더 측은 이날 오후 한겨레신문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최근 <한겨레신문>의 "가짜뉴스 공장은 기독교단체인 에스더기도운동(이하 에스더)"라는 보도에 반발하는 우파 성향 기독교단체가 늘어나면서, '가짜뉴스' 공방이 범(凡)기독교와 한겨레신문 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사자인 에스더 측은 고소장을 제출하며 법적 절차에 들어갔고, 범 기독교단체들은 한겨레 규탄집회는 물론 '한겨레 불매운동' 등도 펼친다는 방침이다. 

    에스더는 5일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양상우 <한겨레신문> 사장과 박용현 편집국장 등 총 5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다음주 중으로 <한겨례신문>의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도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용희 에스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한겨레가 의도적으로 잘못된 사실 관계를 왜곡 보도하고 있다"며 "한겨레신문의 '묻지마-혐의씌우기식' 기사는 엄중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더 외에 '한겨레신문 가짜뉴스 피해자 모임'과 '동성애 동성혼 반대 국민연합'도 <한겨레신문>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피해를 입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3곳에 달한다.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한겨레 규탄집회', '한겨레 불매운동' 등의 움직임도 있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겨레가 한국교회를 향해 전면전을 선포하고 근거없는 조작 기사를 쏟아냈다. 더이상 이를 묵과할 수 없다"며 8일 정오 한겨레신문사 앞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예고했다.

    ◇한겨레, '가짜뉴스 공장 에스더' 의혹 연이어 제기…기독교단체 '집단 반발'

    기독교단체들의 집단 반발은 최근 <한겨레신문>의 특정 기독교단체에 대한 보도 때문이다. <한겨레신문>은 지난달 27일 "에스더가 동성애·난민 혐오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특정인 25명의 실명을 거론, '가짜뉴스 배포자'라고도 지명했다. 이들 중에는 '동성애', '에이즈', '난민법'과 관련한 의료계·법조계·학계 등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다수 포함됐다. <한겨레신문>은 △에스더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한 사역 운동을 했으며 △동시에 문재인 후보 가짜뉴스를 퍼날랐고 △국정원에 재정적인 지원 요청을 했다 등의 의혹을 연달아 제기했다.

    에스더 측과 '가짜뉴스 배포자'라고 지명된 25명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한겨레가 이같은 보도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한겨레 측은 보도 근거를 상세히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 1일 '한겨레 가짜신문 피해자모임'(이하 피해자모임)을 긴급 결성했고,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무슨 가짜뉴스를 퍼날랐는지, 또 해당 분석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온 것인지 해당 기자와 직접 통화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고 호소하며 한겨레 측에 "우리의 반박 내용도 함께 실어달라"고 촉구했다.

  • ▲ 염안섭 수동연세중앙병원 원장이 2일 '한겨레신문 가짜뉴스 피해자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염안섭 수동연세중앙병원 원장이 2일 '한겨레신문 가짜뉴스 피해자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피해자모임, 기자와의 녹취록 공개·토론회 요구…한겨레 '침묵'

    기독교단체와 <한겨레신문> 간의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피해자모임 측은 2일 한겨레신문 A기자와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한겨레신문>의 보도가 '왜곡돼 있다'는 근거라는 게 피해자모임 측의 주장이었다. 

    이날 공개한 녹취록을 들어보면 피해자모임 관계자들은 "대체 무슨 근거로 우리를 가짜뉴스 유포자라고 지명했느냐", "동성애 관련, 에이즈 최대 유통경로가 남성 항문 성관계라는 의학적 사실 게재는 정부에서도 인정한 바 있는 사실인데 이를 왜 가짜뉴스라고 생각하느냐"고 기자를 향해 질문을 쏟아냈다.

    그러나 녹취록에서 해당 기자는 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근거 대신 다소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았다. 피해자모임 측은 "이 대답을 듣고 어떻게 우리가 기사에 반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피해자모임'과 에스더는 이후 공개적으로 한겨레신문사 측에 공개 토론회를 요구하는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한겨레 측은 공식적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독교단체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와 국민들도 <한겨레신문> 규탄에 나서고 있다. 

    '동성애 동성혼 반대 국민연합'은 지난 4일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한겨레신문이 지목한 동성애 관련 가짜뉴스의 대부분은 사실로 밝혀졌다"며 "오히려 한겨레가 가짜뉴스의 온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7일 한겨레의 에스더 보도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28일자로 "한겨레 보지말자" "야당+여론+기독교 탄압을 중단하라"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