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마무리... '공사 지연' 강동구간 주민 의식한 서울시 "강일역 되면 함께 개통해야"
  • ▲ 하남선 복선전철 노선도. ⓒ경기도
    ▲ 하남선 복선전철 노선도. ⓒ경기도

    하남선 복선전철 개통이 늦어지면서 하남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공정 문제가 아니다. 서울 강동구 주민들의 민원을 의식한 서울시의 '고집'도 개통 지연에 큰몫을 하고 있다. 

    하남선 복선전철 1단계 구간인 서울 상일동역~하남 풍산역(4.7km)을 예정대로 내년 6월에 개통하려면, 공정률이 낮은 강일역(서울시 구간) 무정차 통과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강일역 동시개통을 요구하고 있다. 강동구 주민들의 민원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다. 

    하남시는 서울과 근접해 있는 데다 미사강변도시 등 대규모 택지 개발로 교통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지하철이 개통되지 않아 출퇴근 시간, 시민들은 교통지옥을 겪고 있다. 하남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넣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무정차 통과는 안된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4일 경기도청에 따르면 경기도와 서울시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과 경기도 하남 창우동을 연결하는 하남선 복선전철(7.7km) 공사를 시행 중이다. 하남선은 전체 5공구 중 2~5공구(6.6㎞)는 경기도가, 나머지 1공구(1.1㎞)는 서울시가 맡고 있다.  

    강일역 공정 20% 가까이 떨어져... 동시개통 땐 2020년 돼야
    1단계 구간의 목표 개통일은 오는 2019년 6월이지만 이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서울시의 공사 구간인 강일역의 더딘 공정 탓이다. 강일역 공사 현장 담당자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일역의 공정률은 62.16%다. 이어지는 하남시 구간의 평균 공정률 80% 비해 크게 낮다.  

    강일역의 공정이 더딘 것은 역의 위치가 상일동역과 매우 가까운 데다 역사의 일부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밑을 지나 공사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장 담당자는 “(강일역) 정거장이 총 161m인데 그 중 64m 정도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에 있다. 전역인 상일동역과도 매우 인접해 있기 때문에 공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일역의 준공 예상 시점은 2020년이다. 서울시는 강일역과 하남선의 동시개통을 요구하고 있다. 강일역 인근 강동구 주민들의 민원을 의식해서다. 강일역을 무정차 통과한다면 하남시 구간 완공(2019년 6월 예정)과 함께, 하남시민들은 바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강일역과의 동시개통을 기다릴 경우, 하남선은 완공을 해놓고도 1년 동안 방치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일역 무정차 통과와 관련해서 아직까지 들은 얘기는 없다”며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남주민들 “교통지옥 언제까지...조기개통 필요” 청와대 청원
    하남시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남시는 미사강변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교통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하철이 개통되지 않은 상태다. 하남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버스를 타고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이나 천호역, 2호선 잠실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하남선 조기개통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자는 “하남선 1단계 구간 강일역의 무정차 통과 및 조기개통을 청원한다”며 “서울시 구간인 강일역의 공사지연으로 인해 공정률이 높은 미사·풍산동 주민들이 재산권 침해와 교통난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기도 철도건설과에 따르면 하남선 1단계 구간이 개통될 경우 예상되는 일평균 이용객은 6만여명에 이른다. 미사역은 일평균 3만7800여명, 강일역이 1만2700여명 등이다. 

    하남시에서는 교통난 해결이 정치인들의 주요 공약으로도 등장하고 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하남)은 “국토교통부가 하남선 1단계 구간을 내년에 개통 추진하겠다고 보고해 온 만큼 차질 없이 개통되도록 국토부, 서울시, 경기도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 “결론 내달라” 해도 서울시는 강동구 주민 눈치보기
    논란이 지속되자 국토부에서도 서울시와 경기도, 하남시에 강일역 무정차 통과에 대한 결론을 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동시개통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무정차라 해도 지하철이 강일역을 통과하게 될 경우 야간에만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 강일역 완공이 더욱 늦어지게 된다는 것. 

    국토부 관계자는 “2019년 개통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서울시측에서는 좀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무정차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있고 안전 등 세부적인 부분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재 의원은 ”강일역 무정차 통과보다는 강일역 선개통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강일역을 선개통 하게되면 향후 진행될 6개월 간의 시험운행 기간이 단축되는 부분도 있다“며 ”서울 강동구와 하남시민들이 모두 편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