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의 바리톤 화음" 김성길·이응광 가곡콘서트

신성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10.07 11:27:40

40년 나이 차의 스승과 제자가 한 무대에 선다.

한국 성악계의 거목 바리톤 김성길(77)과 차세대 바리톤 이응광(37)이 오는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곡 음악회를 연다.

두 사람은 서울대 음악대학원 스승과 제자 사이다. 스위스에서 주로 활약하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이응광은 "저에게 의미있고 떨리는 공연이 될 것 같다. 대학원 은사님으로 모시던 거목과 처음 무대에 서게 돼 영광스럽다"며 소감을 말했다.

김성길은 "1974년 서울대에 처음 와서 정년퇴임할 때까지 많은 제자들을 만났다. 이응광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제자 중 한명"이라며 "음악적 감성과 표현력이 훌륭하다. 성격도 쾌활하고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면 대견스럽다"고 화답했다.

콘서트는 'Youth & Love(청춘과 사랑)'이라는 부제를 갖고 1부 영미 가곡, 2부는 한국 가곡으로 꾸며진다. 한국계 피아니스트 캐서린 레히슈타이너가 반주를 맡고, 카자흐스탄 출신의 소프라노 아나스타샤 코츠카로바가 특별 출연한다.

김성길은 코플랜드의 대표 성악 작품집 '올드 아메리칸 송스'에서 발췌한 5곡과 아일랜드 민요 '오 대니 보이', 한국가곡 '사공의 노래', '대관령' 등을 부른다. 이응광은 랄프 본 윌리엄스 '여행자의 노래', 이용주의 '그 소 애린'과 '애가'를 들려준다. 두 사람이 민요 '거문도 뱃노래', 에릭 레비의 '아이 빌리브'를 함께 부르며 대미를 장식한다.

서울대 음대와 미국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김성길은 미국 메트로폴리탄 콩쿠르, 볼티모어 콩쿠르, 리더크란츠, 영 콘서트 아티스트 길드 등에서 1위하며 한국 성악을 세계에 알렸다. 1975년 귀국한 그는 서울대 음대 교수, 국립오페라단 단원 및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77세의 나이임에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김성길은 여전히 감미로운 목소리에 생의 깊이가 더해져 아름다운 울림을 선사한다. "젊었을 때 성악가로서 하지 말아야 할 담배를 많이 피우기도 했다. 나이가 드니 가사를 외우는 게 쉽지 않더라. 실망시키지 않은 음악회가 되기 위해 24시간 노래를 들으며 연습하고 있다."

이응광은 서울대 음대와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으며, 스위스 바젤 오페라 하우스 최초 동양인 전속 주역가수로서 입단했다. 독일 알렉산더 지라르디, 이태리 리카르도 잔도나이, 스위스 에른스트 해플리거 국제성악콩쿠르에서 1위를 입상했다.

그는 "고 3때 성악을 공부하면서 선생님의 한국가곡 시리즈를 처음 듣고 '이런 바리톤이 되고 싶다', '이런 발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 시절에 선생님께 배우지 못했지만 대학원 때 저를 받아주셨다. 당시 정말 기뻐서 술 한병을 들고 선생님 댁으로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이어 "선생님의 추천으로 콩쿠르 우승자만 참여할 수 있었던 피아니스트 달톤 발드윈의 마스터 클래스를 들었고, 그해 독일 알렉산더 지라르디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다. 저를 아들처럼 챙겨주시고 음악적으로도 많은 것을 나눠주신다"고 덧붙였다.

1부에서 연주될 본 윌리엄스의 'Songs of Travel' 중 한 곡에서 따온 공연의 부제는 '젊음, 젊은이'로 대변되는 바리톤 이응광의 열정, 그를 뒤에서 바라보는 스승 김성길의 진심어린 애정과 예술, 나아가 삶에 대한 깊은 사랑을 음악으로 채워가는 무대를 뜻한다.

윤보미 봄아트프로젝트 대표는 "가곡에 대한 향수가 있다. 어렸을 때는 TV에 가곡이 많이 나왔는데 언젠가부터 들을 기회가 없어서 많이 안타까웠다. 이번 공연은 음악을 배우는 학생에게는 공부가 되고 일반 대중에겐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사진=봄아트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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