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나빠지고 책임은 늘어… 차라리 장마당 장사하는 게 낫다"
  • ▲ 김정은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북한군 고위 장교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북한군 고위 장교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군 고위 장교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군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경제적 사정 때문에 뇌물을 써서라도 전역하려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사회에서 고위급 장교들은 사회에서 최고 엘리트로 특별대우를 받으며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계층이었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 전역을 희망하는 고위 장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평양 소식통 이야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 고위 장교들이 장마당 활성화에 따른 부자들의 출현, 군에 대한 처우 불만족 때문에 전역을 하려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고위 장교들에 대한 대우는 나아진 게 없는 반면 지켜야 할 의무와 제약은 대폭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북한군 고위 장교나 그 가족들은 장마당에서 장사도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과거 많은 특혜에 익숙해져 있는 고위 장교들과 그 가족들은 노동당 간부나 무역일꾼들에 비해 쪼들리는 생활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을 갖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 상좌(한국군 대령에 해당) 계급인 내 아들을 전역시키려고 고위층에게 미화 1,500달러(한화 약 167만 원)을 뇌물로 바쳤다”면서 “이 정도 돈이면 평양에서 웬만한 곳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큰 돈”이라고 했다.

    평안북도의 다른 소식통도 이 방송에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군대에서 충성을 다 하기보다는 차라리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게 앞날에 보탬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군인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육군과 해군, 공군에 따라 전역이 쉽게 되거나 어려운 경우가 있다"면서 "육군은 전역하기가 수월한 반면 해군과 공군의 경우 숙련된 장교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전역 신청을 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전투기 노후화, 만성적인 연료 부족 때문에 정기적인 비행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북한 공군은 조종사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나이가 든 고위 장교들이 전역을 신청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