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용호, UN 연설서 미국에 상응조치 촉구… 강경화와 뉴욕 회동은 불발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미국에게 이에 상응한 조치를 요구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조미 수뇌회담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시험을 중지하고 핵시험장을 투명있게 폐기하는 것과 같은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으며, 지금도 신뢰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은 우리에게 선비핵화만 요구하고 있고 제재 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다"며 "경제제재로 우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를 모르는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고 미국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리 외무상은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도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다.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 노선에 발맞춰 미국 역시 행동을 함께 해야 한다는 이른바 '미북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의 체제보장을 통한 신뢰 구축 조치를 비핵화 선행조건으로 거듭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한편, 리 외무상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뉴욕 회동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지난 18~20일 문재인 대통령과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리 외무상에게 "뉴욕 총회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때문에 이번 뉴욕 방문서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의 뉴욕 회동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리 외무상은 이날 강 장관에게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강 장관을 제외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 외교장관과 잇따른 회동을 실시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은 남북을 외국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외국 대표들처럼 만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