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오성 공산묘’, 창화현 정부와 갈등…홍콩 공산당 “시진핑 사상 지지”
  • 좌파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대만과 홍콩에서 때 아닌 공산당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대만 중동부 창화(彰化)현에서 시진핑,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등 역대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영정을 걸어 놓고 공산당 찬양 행위를 벌여온 한 절이 창화현 지방정부 명령으로 26일 철거가 시작됐다고 대만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오성홍기에 빗대 일명 ‘오성 공산묘(五星共産廟)’라 부르는 이곳의 실제 이름은 ‘벽운선사(碧雲禪寺)’로 일제 시대인 1922년 건립되어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평범한 절이다. 그런데 지난 2002년 이 사원을 사들인 대만 건설업자가 2017년 새해 첫날 갑자기 집권당인 민진당의 대만독립정책에 반대한다며 절 이름을 ‘중화인민공화국 대만성 사회주의 민족사상 애국교육기지’로 선포하고, 절 곳곳에 중국 오성홍기를 내걸고 중국 국가를 매일 틀어대기 시작했다.

    참다못한 창화현 정부는 건축법 위반을 구실로 26일 문화재로 지정된 구역을 제외한 불법증축건물 철거에 들어갔다. 대만에서 오성홍기를 내거는 행위는 위법이 아니다. 철거 직전 중국군복을 입은 사원 신도 20여명이 사원 앞에 모여 ‘중국 공산당 만세’ ‘모택동 만세’ ‘대만 해방’을 외쳤다. 이 절의 소유주는 대만 연합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다. 오성홍기 아래에서 대만과 중국의 통일을 이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보는 본래 국민당원인 소유주가 건물 증축을 둘러싸고 민진당 소속 현장(縣長)이 있는 창화현 정부와 갈등을 일으키다가 이런 일을 벌였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지난 24일 ‘무력사용을 불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홍콩 공산당’이 페이스북을 통해 홍콩 정부에 창당을 통보했으며, 오는 11월 홍콩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서 시진핑 사상 지지 공산당 출현


  • 홍콩 공산당은 페이스북에 내건 강령에서 ‘시진핑 사상을 받들어 무산계급 혁명을 추진하며, 자본가의 사유재산을 몰수 분배 한다’고 밝히며, 이를 위해 홍콩에서 무력봉기를 배제하지 않으며, 홍콩특별행정부가 하루빨리 일국양제를 포기하고 중국과 통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지만 홍콩 친중파 정당들은 재야세력 ‘독립파’가 홍콩 공산당 뒤에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홍콩 친중파는 통상 중국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있지만, 정치사상적으로는 좌파라고 하기 힘들다.

    홍콩 범민주파의 한 신예 정치인은 필자에게 “홍콩독립을 주장하는 ‘홍콩 민족당’이 정부에 의해 해산명령을 받은 24일 갑자기 홍콩공산당이 출현했다. 의심 가는 한 독립파 인물이 있다”며, “홍콩민족당이 분열 및 폭력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해산됐으니, 현 홍콩정부의 핵심가치인 ‘친중’과 민족당 해산사유인 ‘폭력’이라는 두 평행조건을 결합시켜 홍콩정부를 시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홍콩 공산당은 홍콩 민족당 전 대표 앤디 찬(陳浩天)을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홍콩 공산당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강령을 보면 마르크스-레닌주의 실현 등 기존 공산당의 주장을 장문에 걸쳐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어 가짜 정당으로 보기 힘든 대목도 있다. 홍콩에서 공산당 찬양은 선거에서 감표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