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미국 상응조치, 2차 美北 정상회담 화두될 것”

美한반도 전문가들, 종전선언과 北핵시설 폐쇄 거래 가능성 높지만 이후 조치에 물음표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9.27 18:58:00
▲ 美뉴욕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정상회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을 필두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2차 美北정상회담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과의 협상에서 종전선언 채택과 북한 비핵화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가 무엇이냐가 핵심 쟁점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한 종전선언과 北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영변 핵시설 폐쇄 거래는 가능하겠지만 그 후속조치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7일 2차 美北정상회담과 관련해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프랭크 엄 美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제임스 쇼프 카네기평화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이 제시한 전망과 분석을 소개했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현재 김정은이 가장 원하는 것이 종전선언이라는 점을 알고 있고, 이를 내어줄 준비가 된 것 같다”며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북한과의 협상은 미국이 종전선언의 대가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관련 목록 신고 외에 무엇을 더 얻어낼 수 있는지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종전선언을 대가로 북한에 추가로 얻어낼 수 있는 것으로 핵물질 추가생산 및 핵무기 개발 중단, 비핵화 일정 등을 받아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랭크 엄 美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은 종전선언 약속이고, 미국은 북한의 모든 핵무기 및 미사일 관련 시설에 대한 신고를 포함해 중대한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원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영변 핵시설 폐기를 밝혔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북한 간의 협상은 여기서부터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현재 남북한이 미국에게 종전선언을 채택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현재 상태를 감안해 (남북한의) 요구를 거절해야 하며, (2차 美北정상회담에 앞서) 싱가포르 때보다 더 많은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남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을 받아들일 경우 “좋은 일을 했다”는 느낌을 받는 것 외에 다른 어떤 목표도 달성할 수 없으며, 잠재적으로 한미동맹의 억제력과 방어 역량만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유엔 대북제재를 이행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마저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루스 클링너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 없는 종전선언 위험”

▲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美北정상회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美北정상회담을 적극 환영하며 김정은에게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는 서로 다른 의견을 냈다고 한다.

엄 선임연구원은 “올해 초 미국은 모든 핵무기를 즉각적으로 처리하는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지만 지금은 ‘(비핵화) 절차’를 강조하는 등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단번에 이뤄내는 게 불가능한 현실을 인정하고 집권 기간 내에 비핵화를 마치는 식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엄 연구원은 “2차 美北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나오고, 북한의 결단으로 서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첫 단계를 통과한다고 해도 난관은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북한이 그 후에 모든 핵관련 시설을 신고할 가능성이 미지수라는 이유에서였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 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2차 美北정상회담과 관련해 백악관 내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美北정상회담 이전에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과 검증 절차를 합의해야 한다”는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美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의견을 묵살하고 김정은과의 회담부터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었다.

쇼프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성과로 만든 동력을 이어가지 못하면 남북관계가 후퇴할 수 있다는 생각에 2차 美北정상회담을 서두르는 것 같다”며 최근의 급박한 분위기는 ‘국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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