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영화 떠올리게 하는 한반도 현실… '이상한 놈'을 바라보는 안타까움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2008년 개봉한 한국형 퓨전 서부영화로 1930년대 만주 벌판에서 보물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세 남자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우성(극중 박도원), 이병헌(극중 박창이), 송강호(극중 윤태구)가 한꺼번에 출연했다. ‘좋은 놈’ 박도원과 ‘나쁜 놈’ 박창이는 각각 독립군과 친일파 갑부로부터 보물지도를 찾아올 것을 의뢰받고 제국열차에 올라탄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보물지도를 차지하는 건 열차털이범 윤태구. 윤태구는 다른 두 놈이 왜 자신을 좇아오는지 영문도 모른 채 도망다니며 총격전을 벌인다. 우여곡절 끝에 보물지도의 목적지에 도착해보니 금은보화 아닌 석유가 묻혀 있다. '세 놈'의 결투 과정에서 석유 매장지는 폭파되고 윤태구는 박창이를 죽인 후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아난다.

    허무한 결말이다. 감독은 민족주의적 감동을 주기보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유쾌한 한국형 서부극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석유를 차지하려는 일제의 계획은 무산되고 친일파는 죽었으니 우리 민족이 승리했다고 해석하면 될까.
  • 21세기 한반도에도 영화 속 ‘이상한 놈'이 있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얘기를 꺼낸 건, 오늘날 한반도에도 '세 놈'의 구도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45년 한반도가 일제로부터 독립된 이후 ‘나쁜 놈’은 늘 같았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북한 정권’이다. '나쁜 놈'들은 6.25 사변을 일으켜 수많은 생명을 죽게 하고 수백만 명을 굶겨 죽였다. 현재까지도 핵미사일을 남한을 향해 겨냥한 채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협하고 있다.

    ‘좋은 놈(?)’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독립-건국-호국-부국-민주화’의 과업을 이루신 이 나라의 선대 지도자들과 어르신들이다. '좋은 놈'들은 1945년 독립부터 1987년 6월 직선제 개헌에 이르기까지 불과 32여 년, 불과 한 세대 만에 자유·민주·선진 국가 대한민국을 세워냈다.

    또 미국은 우리의 혈맹국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데 지대한 도움을 주었다.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국도 없다’는 국제 관계 속에서 좋은 나라, 나쁜 나라를 딱 잘라 구분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은 우리에게 있어 ‘좋은 나라’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평가까지도 ‘친미 사대주의’라고 욕하는 이가 있다면 난 계속 ‘친미주의자’로 살아가겠다.

    ‘좋은 놈’, ‘나쁜 놈’처럼 적과 나를 뚜렷이 구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없다. 아군은 보호하고 적군은 이겨내면 된다. 문제는 ‘이상한 놈’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정체성이 모호한 인물과 집단은 늘 있어왔다. 오늘날에도 우리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인물이 있다.

    그는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그의 직함은 분명 ‘대한민국 대통령’인데 그가 보이는 행보는 종종 아국을 위태롭게 하고 적국을 이롭게 하고 있다. 이런 걸 형법에서는 여적죄(與敵罪)라고 하던데.

    대통령의 모호한 국가관

    문재인 대통령은 9월 13일,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등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함께 한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적'인 북한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더 고도화하는 능력을 포기했다고 말할 수 있으며, 표현하자면 미래 핵을 폐기하는 조치를 이미 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미국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의 입장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자신들은(북한) 지금까지 여러 조치들을 진정성 있게 실천했는데,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말고는 한 것 없지 않으냐, 북한이 취한 조치는 하나하나 다 불가역적 조치인데, 우리(한국) 군사훈련 중단은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러니 북한이 추가적 조치로 나가기 위해선 미국에서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겠다’라고 하는 것이 지금 북·미 간 교착의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북의 조치는 진정성 있고 불가역적인데 반해, 미국의 조치는 언제든 돌이킬 수 있는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대변인’, ‘변호인’ 노릇을 하느냐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비록 (미·북) 실무회담은 부진한 면이 있지만, 북·미 양 정상은 신뢰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며 “북·미 모두가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북한은 비핵화를 위해 미래와 현재 핵을 폐기하겠다는 것이고, 미국도 체제보장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상대에게 먼저 해야 한다는 요구 때문에 막혀 있는 것이어서 충분히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 "북한은 주적"이라고 왜 말하지 못했나

    문 대통령의 모호한 국가관은 과거 대선 토론회 과정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 5월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마지막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홍준표(이하 홍)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문 대통령(이하 문)에게 ‘주적(主敵)’ 개념에 대해 물었다.

    당시 홍과 문의 대화이다.

    홍: “김정은과 북한 독재정권은 적폐인가, 아닌가?”
    문: “적폐다.”
    홍: “그럼 청산해야겠네요?”
    문: (머뭇거림) “그렇죠.”
    홍: “김정은과 북한 독재정권이 청산해야 할 적폐라면 곧 주적 아닌가?”
    문: “주적이요? 허허허. 군사적으로는 북한이 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의 대상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주적이라고 분명히 얘기하지 못 했다. 대선 토론 당시엔 최소한 “군사적으론 북한이 적“이라고 발언했지만 ‘2018년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이 주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아니면 북한 김정은의 변호인인가?

    그는 9월 18~20일 또 김정은을 만나러 평양으로 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협하는 핵무기는 그대로 놔둔 채 ‘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를 불러올 수 있는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맺겠다고 서두르고 있다. 그의 잘못된 선택이 자유 대한민국의 불가역적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평화’, ‘민족’, ‘자주’라는 입바른 소리에 속지 말고 그의 지난 행보를 냉정하게 분석해 보라. 국민의 힘으로 막아설 수 있는 시간도, 기회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나? 냄새가 풀풀 풍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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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김성훈(1985년생)
    연세대학교 화학과 졸업
    거룩한 대한민국 네트워크 총무
    (사) 대한민국 통일건국회 청년단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