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의 북한 읽기] "이게 ‘저널리즘’이야 ‘너절리즘’이야"
  •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시된 대남비방 만화
    ▲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시된 대남비방 만화

    북한에도 소위 '언론'이라고 볼 수 있는 '노동신문', '우리민족끼리', '조선중앙통신', '통일신보', '조선의 오늘', 등 여러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가 존재한다. 이 각 매체들은 각자 특성과 분야가 다르지만 북한정권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에서는 사명과 목적이 동일하다.

    그런데 이들의 사용하는 우리말 표현들이 가관이다 '한글 파괴범'들이라고 할 정도의 저질스러운 표현들을 남발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특히 남한의 보수세력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혓바닥을 응징하겠다"거나 "미제의 앞잡이, 사대매국역적도당"이라고 현 정권을 강도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 등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쉬파리', '썩은 물고기', '몰염치한', '쓰레기무리',  '정치간상배', 등의 표현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한다.

    '썩은 물고기', '쓰레기무리',  '정치간상배'

    특히 북한의 대표 언론이라고 하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의 표현수법은 한 나라의 대표매체라는 것을 무색케 한다.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약 1년 동안 북한의 소위 ‘언론’들이 사용한 저질스러운 표현들을 분석했다.

    북한은 2017년 9월 1일자 노동신문에서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은 종국적 파멸의 위기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음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남한과 미국을 '전쟁 미치광이들'로 표현하면서 "남조선에서 정권에 교체되었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 '괴뢰 패거리의 북침야욕'"이라고 비난했다.

     "공화국(북한) 대한 오만무례한 도발 행위를 걷어치우라고 경고했고 '개심'의 기회까지 주었는데도 미제와 남조선 괴뢰 패거리는 '죽지 못해 몸살을 앓는 얼빠진 자들'마냥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고 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대가리' '박테리아' '바퀴 새끼'

    신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가리'라는 동물적 표현과 '분별없이 날뛰는 전쟁 미치광이'로 표현하면서 "정의의 불도가니 속에 처넣고 무자비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도 했다. "밝음을 싫어하는 박테리아나 바퀴 새끼처럼 몹쓸 병을 퍼뜨리는 늙다리 미치광이 트럼프를 지옥의 기름 가마에 처넣어야 한다"며 "이 하늘 아래 살아 숨 쉴 수 없게 모조리 죽탕쳐 철저히 매장해 보이는 것이 주체 조선의 의지"라고 했다.

  • 2017년 9월 20일 '조선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놈들을 미친개처럼 몸뚱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철저한 원쑤 미제는 그대로 살려두어서는 안 될 날강도, 승냥이무리다. 지금까지 차근차근 준비한 보복수단을 총동원해 미제침략자들을 박멸하고 미국 땅을 초토화해서 암흑세계로 만들자"는 등의 살벌한 표현을 사용했다.

    노동신문은 동일성명에서 "동족의 껍데기를 쓴 미국의 개가 바로 남조선 괴뢰 역적들"이라며 "불마당질로 친미역적 남조선 괴뢰 패거리들을 쓸어버리자"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표현이다.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에 끌려만 다니는 삽살개'라는 대남비방 보도에서 "남조선당국자(문재인)가 사대와 굴종의 사슬에 매여 끌려다니는 가련한 신세임에도 불구하고 푼수 없이 초강경 대북압박을 떠들며 어리석은 추태를 부려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균형외교란 감옥 귀신이 된 박근혜 년과 더러운 친미사대 매국 일당들이 집권 초기부터 주장했던 것"이라며 "남조선의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어중이떠중이들'도 대북제재의 국제공조를 떠들며 비열한 청탁외교를 벌이는 등 부산을 피워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문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가랑이 밑을 기며 짖으라면 짖어대는 트럼프의 푸들(삽살개)", "제2의 아베"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10월 우민끼는 “흡수통일 개꿈을 꾸는 자들에게 차례질 곳은 비참하고 처절한 파멸뿐”이라는 제목의 민족화해협회 대변인 담화에서 "한갖 미제의 식민지 노복에 불과한 남조선 괴뢰들이 주제넘게도 그 무슨 흡수통일 개나발을 불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녀편네' '인간 추물' '인간쓰레기'

    2017년 11월 우민끼는 태영호 전 주영북한공사가 美 하원에서 증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이 온갖 인간 추물들을 불러 악담질과 '개나발'을 부는 등 반공화국 모략책동을 미친 듯이 벌여왔다"고 했다. 태 공사에 대해서는 "해외 주재 대표부에서 '녀편네'와 작당해 국가자금을 횡령했다"고 하는가 하면 "인간 이하의 패륜아, 인간 추물, 인간쓰레기"라는 표현을 남발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서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박근혜의 부역자로서 역도 년과 함께 감옥에 처 박혀야 할 특등범죄자, 특등 친미매국노, 정치 간상배"라며 "더러운 주둥이로 감히 존엄 높은 사회주의 체제를 중상 모독한 홍준표를 능지처참해야 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신문은 "바퀴벌레당, 깡통 정당, 쓰레기 정당, 적폐 정당"으로 지칭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노동신문은 "뻔뻔스럽기 그지없는 인간 추물"이라고 비난했다. 김관진 전 청와대국가안보실장의 구속과 관련해 "이명박 역도의 집권 시기 권력의 시녀로 민주세력 교살과 동족 대결에 앞장서 온 반역자에 대한 응당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 올해 8월 28일 노동신문은 조평통 통일 선진국 고발장을 통해 "희세의 대결 광녀인 박근혜 역도 년의 집권으로 남북관계는 결단났고 한반도에 전쟁위험이 조성되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12일 노동신문은 '불순한 목적이 깔린 여론조작 놀음'이라는 대남비방 사설에서 정권도 빼앗기고 언론통제도 상실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남한의 보수세력이 "유튜브 방송에 매달려 여론을 오도하는 너절한 놀음을 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20일에도 노동신문은 "자유한국당이 임시국회에서 판문점 선언 국회 동의를 반대하며 동족 대결 광기를 부리면서 발악적 난동을 피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당의 주적표현 삭제 반발에 대해 신문은 "동족 대결에 미쳐 날뛰는 반통일분자들의 체질적 악습의 발로"이며 "시대의 오물들은 역사의 기록으로 밀려나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민족이 하루빨리 매장해야 할 주적, 역적무리들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자체가 민족의 수치"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21일, 우민끼는 '반드시 역사의 심판대에 올려세워야 한다'는 제목의 대남비방 사설에서 "박근혜 탄핵 이후 침묵하고 있던 '역도 년'의 공범자들이 머리를 쳐들고 또다시 남조선 정치판에 뛰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시작했다.

    우민끼는 "박근혜 역도년의 특급공범자인 전 국무총리 황교안 놈이 여기저기에 얼굴을 내밀며 부산스럽게 놀아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남한에서 '황교활'로 불려지는 역도로 말하면 민주의 교살자, 인권유린악마, 극악한 살인마, 군사 깡패"라고 했다.

    우민끼는 황교안 전 총리뿐 아니라 뿐 아니라 유승민, 김무성, 홍준표 등 현직 정치인들을 향해서도 "뒈져가던 박근혜 잔당들이 또다시 머리를 쳐들고 정치무대에 나서려고 발악하는 것은 촛불 민심에 대한 노골적인 불복이고 도전"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