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해외순방 수행원들 업무추진비 유용… 조사하자 '입' 막으려고 압수수색"
  • ▲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신의 국회의원실을 압수수색하는 검찰에 대해 '야당 탄압 행위'라고 항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신의 국회의원실을 압수수색하는 검찰에 대해 '야당 탄압 행위'라고 항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를 무단 열람·유출 혐의를 조사 중인 검찰이 2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심재철 의원은 "대통령 순방 때 사용된 부적절한 업무추진비가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야당 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심재철 의원실 보좌관들이 한국재정정보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예산정보 수십만건을 내려받아 불법 유출했다며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심 의원도 '무고' 혐의로 맞고소 한 바 있다. 

    심재철 의원에 따르면 검찰은 장준호·이재홍 검사 등 총 11명이 들어와 오전 10시부터 심재철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심재철 의원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은 "사이트 상의 중대한 오류가 있어 접속이 가능했던 것을 '비정상적 접근'이라며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희한한 논리를 대는 것"이라며 "정부가 허위 예산을 사용한 것이 알려질까봐 내 입을 막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 차례 넘고, 액수도 꽤 된다"

    심 의원은 디브레인에서 내려받은 자료 가운데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수행한 사람들이 업무추진비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 발견됐다"며  "수행원들이 한방병원에서 썼다고 (제출)해서 조사해봤지만, 사용했다는 호텔에는 한방병원이 없었다. 사적으로 예산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두 군데가 아니고 여러 곳에서 예산을 사적으로 오용했다"며 "예산 사용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고 사기다. 그래서 '앗 뜨거라'하고 내 입을 막으려고 했다"고 했다. 

    심 의원은 예산 사용 규모에 대해선 "순방 때 벌어진 것으로 한 차례가 넘고, (액수도) 꽤 된다"고 했다. 

    이어 "기재위도 허위인지 알고 있으면서 수락하고 받아들였다"며 "예산 담당자들은 딱 보면 (허위 기재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했다.
  •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심재철 의원실 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심재철 의원실 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국당 "정치탄압 규탄" 기자회견

    한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심재철 의원실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탄압 정치 검찰을 규탄한다"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회가 정치 검찰로부터 무너지고 있다"며 "심대한 야당 탄압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불과 얼마 전까지 국회 부의장 지낸 심재철 의원을 압수수색을 통해 재갈을 물리는 행위는 문재인 정권이 검찰과 함께 크게 켕기는 게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의원은 디지털 회계 예산 시스템에서 로그인해서 정보를 열람하고 다운받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며 "심재철 의원은 청와대, 검찰, 법원 등 중앙 정부가 업무추진비 카드를 정말 제대로 잘 사용하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카드를 제대로 사용했으면 켕길 게 없다"며 "청와대나 혹은 검찰이 카드를 어떻게 썼는지 정확히 추적하는 심재철 의원이 두려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추석 전날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라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