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정포 빠져… 군사합의 의미없다” 美 전문가들 지적

그렉슨 전 아태 차관보 등 “북한군 기습능력 상대적으로 더 강해져… 북한만 유리한 합의”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9.23 15:28:18
▲ 2017년 4월 25일 원산에서 사상 최대의 포사격 훈련을 준비 중인 북한군 포병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 이에 따른 ‘남북군사합의서’의 가치는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남북군사합의서’를 가리켜서는 “불가침 합의나 다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美군사전문가들은 “별 의미 없는 합의”라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0일 美군사전문가들이 남북군사합의서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전했다. 월러스 그렉슨 前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차관보, 데이비드 맥스웰 前 미육군 대령은 “남북군사합의서에는 중대한 내용이 빠져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가 말한 ‘중대한 내용’은 북한군이 수도권을 겨냥해 배치한 장사정포 문제다.

월러스 그렉슨 前 차관보는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북한 개성의 고지에는 1만 4,300여 문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발사대가 배치돼 있다”면서 “이를 제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 않은 이번 남북군사합의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렉슨 前차관보는 “김정은이 정말 평화적인 의도가 있다면 서울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전방 지역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옮겨 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시간에 1만4000발 쏠 수 있어

참고로 그렉슨 前 차관보는 "개성의 장사정포와 방사포가 1만 4,300여 문"이라고 했지만 실제 배치돼 있는 북한군 포 전력은 350여 문이다. 한 시간 동안 수도권을 향해 쏠 수 있는 포탄과 로켓탄이 최대 1만 4,300여 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연구기관의 시뮬레이션마다 다르지만 북한군이 장사정포로 수도권을 공격할 경우 최대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결과는 거의 일치한다.

현재 美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데이비드 맥스웰 前 미육군 대령은 “이번 남북군사합의서는 북한의 대남공격능력을 약화시키는 내용은 없고, 한국의 방어능력을 약화시키는 내용만 들어 있다”면서 그 한 가지 예로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군사분계선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꼽았다.

일방적으로 북한에게만 유리해
▲ 2017년 4월 25일 장사정포와 방사포 사격 훈련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맥스웰 前 대령은 “한국군과 미군은 북한군에게는 없는 항공정찰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번 남북군사합의서로 한미 연합군은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북한군 동향을 정찰·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제거 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항공정찰능력이 없는 북한 입장에서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잃은 것이 없다”며 “비행금지구역 때문에 한미 연합군의 역량은 약화된 반면 북한군의 기습공격 능력은 더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맥스웰 前 대령은 또한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라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남북 5km 이내에서는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기로 결정한 대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장사정포 기습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포병부대의 대포병 훈련이 어렵게 돼, 준비태세가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국민 보고를 통해 “이번 군사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남북은 우리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장사정포와 같은 상호 간 위협적인 무기와 병력을 감축하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의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및 비핵화 협상에서 보여준 태도로 볼 때 장사정포 후퇴 등의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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