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고스 美 해군분석센터(CNA) 국제관계국장 “남북정상회담서 김여정 눈에 띠지만 전략가 아닌 듯”
  • ▲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영접하는 김정은과 리설주. 뒤로 김여정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영접하는 김정은과 리설주. 뒤로 김여정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보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자주 눈에 띤다. 김여정은 이날 남북정상회담에도 김영철 北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부위원장과 함께 배석했다. 이를 두고 한국 언론들은 “김여정은 김정은의 여동생인 동시에 최측근 브레인”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美북한전문가도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8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의전을 총괄하고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면서 “김여정이 행사 기획은 물론 핵심 참모 역할까지 담당하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어 켄 고스 美해군분석센터(Center for Naval Analysis, CNA) 국제관계국장이 김정은 일가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보도했다. 켄 고스 美CNA 국장은 “김여정이 김정은의 브레인 역할을 하며 정치 전략이나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고 북한 권력층의 세대교체까지 주도한 인물이라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스 美CNA 국장은 “김영철과 같이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고, 김여정은 김정은이 대중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를 조성하는 역할, 즉 일종의 최고위층 홍보(President Identity, PI)를 맡는 한편 개인비서 역할 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스 美CNA 국장은 김여정이 판문점 정상회담에 이어 평양 정상회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 데 대해 “김여정이 김정은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인물인 것은 틀림없고, 김정은의 이미지와 일정, 보안 등을 책임지고 있지만, 핵문제 등을 논의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김정일의 본처 김영숙의 딸 김설송이 김여정에게 ‘멘토’, 즉 개인적 조언과 지도를 해주는 스승 역할을 맡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스 국장 “김설송, 김정은·김여정의 멘토 역할 하는 듯”

    김정일 사망 이후 체제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맡은 내부 보안기구나 군의 감시기구, 즉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인민군 보위사령부 등이 김설송의 후원자가 됐고, 이후 김설송이 김정은과 김여정에게 정책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는 것이 고스 美CNA 국장의 주장이었다.

    그는 “美프로농구 선수였던 데니스 로드맨이 방북했을 때 김정은과 김설송이 원산 초대소에 함께 있는 것을 봤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김설송이 앞으로도 몇 년 동안은 김여정에게 정치적 스승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여정이 김설송으로부터 모든 교육을 받은 뒤에는 김정일 시절 김경희가 맡았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고스 국장은 주장했다.

    김설송은 김정일의 본처 김영숙이 낳은 딸이다. 1974년생이라는 설이 가장 많다. 김일성이 생전에 유일한 손주로 인정한, ‘진짜 백두혈통’이다. 김정일 또한 김설송을 끔찍이 아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이 어릴 적에는 김정일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2017년 12월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NKSIS)’가 입수해 공개한 김설송 사진을 보면, 김정일 장례식 당시 사실상 부인 역할을 했던 김 옥의 옆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