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맞아야 토론을 하지" 일축… '소주성-국민성장론' 대등한 취급 경계한 듯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성장론 토론' 제안을 거절했다.

    이해찬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한 의사를 묻는 말에 "출산주도성장을 말하는 사람들과는 토론의 가치가 없다. 토론도 어느 정도 격이 맞아야지"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말장난하는 것이지, 출산주도성장이라는 게 경제학·사회학 용어도 아니고 그런 용어를 쓰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아서 그런 분들과 토론할 생각은 없다"며 "국민성장론의 실체가 무엇인지 자세히 못 들어봤지만, 진실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청와대나 민주당에 토론을 제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소득주도성장론'과 자신이 제시한 '국민성장론'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를 놓고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성장론과 동급으로 취급되는 것에 '불만'
      
    이해찬 대표가 현 시점에서 제1야당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배경에는, 소득주도성장-국민성장이 대등한 위치로 맞붙는 프레임이 정치권에서 설정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았던 출산주도성장을 다시 언급하면서, 같은 당에서 곧이어 발표된 국민성장론도 평가절하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출산주도성장은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출산장려금 2000만 원, 성년에 이를 때까지 1억 원의 수당을 지급하자"고 주장했었던 단순 협의의 개념이다. 김병준 위원장의 국민성장론은 이보다는 폭넓은 광의의 개념으로 해석된다.

    김병준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칭 '국민성장' 정책은 경제 자유를 강조하면서 국민들이 맘껏 뛰는 국가시스템을 만들어 국가는 필요한 지원만 하자는 것"이라며 "일종의 탈국가주의 정책으로 기본 콘셉트는 자율과 공정배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이양수 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국민성장론에 대한 민주당 평가는 새로운 성장 모델에 대한 이해는 차치하고, 논리적 반박도 없이 깎아내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라며 "정부여당이 지금처럼 무조건적인 비난으로 일관한다면 '경제실패 정부', '대안부족 정당'이라는 오명은 벗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