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 거듭…진짜 가해자는 누구?
  • 한때 연인이었던 두 사람이 서로를 가해자로 몰아세우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새벽, 27살 난 남성이 동갑내기 여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112신고를 한 이후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졌다. 경찰발 보도로 인해 '폭행 가해자'는 가수 구하라로 밝혀진 상황.

    그런데 경찰이 두 사람을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측간 말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피해 신고를 한 헤어디자이너 A씨는 자신이 구하라에게 일방적으로 할퀴고 맞는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하라는 A씨가 자신을 먼저 발로 찼다는 점을 강조하며 말다툼 끝에 A씨와 몸싸움을 벌이긴 했지만 일방적으로 A씨를 폭행했다는 세간의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얼굴 상처 인증샷'으로 여론 기울어

    지난 13일 오전 구하라의 남자친구가 112에 폭행 신고를 했다는 뉴스가 전해질 때만 해도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대부분은 구하라를 비난하는 내용들로 가득찼다. 누리꾼들은 얼마 전 구하라가 음독 자살 기도를 했다는 사실 무근의 지라시(증권가 정보지)까지 거론하며 구하라의 사생활에 문제가 많다는 식의 비난을 토해냈다.

    게다가 A씨가 조선일보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일방적으로 맞았다는 주장까지 늘어 놓으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자신도 맞았다는 구하라의 주장은 말 뿐이었지만, 구하라에게 폭행 당했다는 A씨의 주장은 언론에 공개된 '얼굴 상처 인증샷'으로 사실 확인이 가능했다. 더 이상 이론의 여지는 없어 보였다.

    "구하라의 남자 지인들에게 과민 반응 보여"


    17일 오전 디스패치가 추가 보도를 냈다. 구하라와 단독인터뷰를 가진 디스패치는 일방적으로 맞았다는 A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구하라의 의견을 가감없이 게재했다. 구하라가 밝힌 '싸움'의 원인은 A씨에게 있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A씨는 평소 구하라의 남자 지인들에 대해 과민 반응을 보여왔다. 구하라가 지난 10일 다른 남성 연예 관계자와 밥을 먹은 사실을 숨긴 것도 A씨의 화를 돋우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자신을 속였다며 구하라에게 몹시 화를 냈다.

    A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하라는 평소 감정이 폭발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그녀의 격정적인 성격 때문에 결별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하라의 입장에서 보면, 먼저 '욱'하고 폭발하는 쪽은 A씨였다. 12일 오후 구하라가 자신의 샵을 찾아갔을 때에도 A씨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문제의 '사건'은 이튿날 새벽 발생했다.

    "만취한 상태로 들어와 구하라 발로 차"

    13일 새벽 12시 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구하라의 빌라에 A씨가 찾아갔다. 일부 언론은 이를 가택침입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구하라 빌라의 현관문 비밀번호는 두사람이 처음 만난 날과 다른 숫자를 조합한 것이었다. 더욱이 A씨의 차량도 해당 빌라에 등록돼 있었다. A씨의 주장만 놓고 보면 두 사람이 '동거관계인'일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어쨌든 술이 취한 상태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A씨는 후배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구하라를 발로 차며 "넌 이 와중에 잠이 오냐"고 언성을 높였다. 종전 A씨의 인터뷰에선 나오지 않았던 대목이다. 두 사람은 이때부터 다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구하라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C씨는 구하라의 머리채를 잡고 휘둘렀고, 화이트 보드로 몸을 밀치는가 하면, 공기청정기까지 던지는 행패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어디까지나 구하라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이같은 구술을 모두 사실로 단정지을 순 없다. 그러나 싸움이 끝난 뒤의 현장을 목격한 구하라 후배 B씨의 주장은 구하라의 인터뷰 내용이 어느 정도 사실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B씨는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A씨가 나가는 소리가 들려 급히 언니 방으로 갔더니 화이트 보드가 떨어져 있었고, 공기청정기와 문도 깨져 있었고, 언니 머리가 풀어 헤쳐져 있었고, (언니의)팔과 다리 쪽은 붓고 까졌다"고 말했다.

    구하라의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집을 나서면서 "너, X돼 봐라.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진단서와 '멍이 든' 사진을 포함한 구하라의 인터뷰가 전격 공개되자 "더 이상의 화해시도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그는 17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경찰서로 자진 출두해 피해 진술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