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가족協 기자회견 "납북자→실종자 황당 법안 시도... 당 차원서 사과하라"
  • ▲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홍문표 의원실과 공동으로 12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전시납북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의 즉각 사퇴와 이해찬 대표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홍문표 의원실과 공동으로 12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전시납북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의 즉각 사퇴와 이해찬 대표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가 홍문표 의원실과 공동으로 12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의 즉각 사퇴와 이해찬 대표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전시납북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다. 

    지난 8월 13일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은 “북한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는 이유로 ‘전시납북자’를 ‘실종자’로 바꾸는 법안인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피해 유가족들의 공분을 샀다.

    송갑석 의원, '납북자→실종자' 개정안 한달여만에 철회 

    법안은 발의되자마자 납북자 유가족들의 강력한 항의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납북자 유가족들은 송갑석 의원을 (망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고 공동발의자 12명을 개별 방문해 법안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결국, 공동발의 의원 대부분이 법안 철회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법안 발의 1개월여 만인 11일 문제의 법안이 전격 철회됐다.

    이미일 납북자가족협의회 이시장은 “송 의원이 법안을 철회하고 나서 이 문제와 관련한 공식 보도자료를 내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 ▲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시장이 12일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시장이 12일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 이사장은 “이번 송 의원의 법안 발의 철회는 동요 의원들의 반대와 여론의 반발로 인해 자동폐기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철회한 것이라고 본다”면서 “송갑석 의원이 민주당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민주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안 철회했지만 공식 사과 없어... 명예훼손 소송 그대로 간다"

    그는 “송 의원이 마지못해 법안은 철회했지만, 아직 명예훼손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어 송 의원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송 의원이 의원직 사퇴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송갑석 의원실측은 “남북자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지에 대해 현재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 측은 "유가족들의 명예훼손 소송 취하 여부는 우리 소관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납북가족協 "우리는 보수, 진보 무관한 인권단체"

    이 이사장은 일부 언론 보도에서 납북자가족협의회를 보수단체로 보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납북자가족협의회는 보수, 진보를 떠나 분명한 인권단체이고 순수한 피해자 유가족들의 모임”이라면서 언론들이 이 점을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가족협의회는 “그동안 진행된 남북회담들에서 납북자 송환문제를 북측에 거론해주기를 정부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모두 묵살됐다”면서 “전쟁납북자가 아닌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전쟁납북문제를 은폐하는데 동조하는 행위로 분명한 범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 ▲ 이상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가 10일 오전 국회정론관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상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가 10일 오전 국회정론관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해찬 당 대표가 공식 사과해야 마땅"

    이어서 이상일 가족협의회 이사가 납북자 유가족들을 대표해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에서 유가족들은 “송갑석 의원이 전시납북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또 이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였으며,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 사과나 입장 발표 한마디 없다”면서 “송갑석 의원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은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이해찬 당대표가 나서서 공식적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자국민들이 북한의 납치범죄로 인해 희생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앞으로 있을 제3차 남북회담에서 북한 당국이 전시 납북 범죄를 시인하도록 해야 하며, 전시납북피해자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 등 70년 전시납북피해 가족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협의회는 “자국민 보호는 전 세계 주권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라면서 “종전선언의 선결과제로 북한비핵화는 물론이고 전시납북자 문제, 국군포로 문제 등 인권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가족협의회는 ▲송갑석 의원은 전시납북피해자에 사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시납북피해자와 국민에 사죄하고, ▲더불어민주당은 9월 남북회담에서 전시납북자 문제해결에 앞장서라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