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민심 동요 우려한 듯… "핵심 지지기반 요동 막기 위한 사전 작업" 해석
  •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1일 대구·경북(TK)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당 입장을 정리하기 전 핵심 지지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병준 위원장은 TK 방문 첫 일정으로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해 함진규 정책위의장, 홍철호 대표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도 참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추경호·강효상 의원 등 TK 지역 출신 의원들도 자리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방명록에 "조국 근대화의 기적, 온 국민이 길이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썼다. 분향소에 들어가 박정희 전 대통령·육영수 여사 내외의 영정 앞에서 헌화·분향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생가를 둘러본 뒤 기자들에게 "이제 우리가 또다른 하나의 도약,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지 않으면 5년 뒤, 10년 뒤에 국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무거운 생각을 했다"며 "어떻게든지 새롭게 성장을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미는 다른 무엇보다도 제조업 부문의 경제적 어려움을 생각해서 왔다"며 "무슨 '특별히 TK 지역이다' 이런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병준, 김성태, 함진규, 홍철호, 이철우, 추경호, 강효상 동참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방문을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당 개혁 작업에 착수하기 전 집토끼 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는 최근 당무감사·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 입장 정리 등 개혁 작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업보(業報)"라며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면 우리 입장을 확실하게 밝힐 것이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병준 비대위에서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준 위원장 역시 지난 7월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당 혁신 과정에서 ‘박근혜 시대’ ‘박근혜 탄핵’에 대한 평가와 정리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처럼 당 정비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TK지역의 민심 동요가 일어날 경우 한국당으로서는 최후 방어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유일하게 석권한 지역은 대구·경북이었다. 

    이미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위치한 구미시장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등 한국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구 지역구인 추경호 의원도 본지 인터뷰에서 대구 지역 민심에 대해 "이번에 (6·13 지방선거에서) 많이 움직였다"며 "위험하다"고 말했다.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최근 2주 동안 대구·경북 지역 한국당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8월 4주차 정당 지지도 주간 조사에서 대구경북의 한국당 지지율은 41.3%으나, 8월 5주차에 30.8% 9월 1주차에 27.7%로 떨어졌다. 

    한편 김병준 지도부는 이날 구미5국가산업단지 관리사무소에서 지역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한 ‘중앙-지방 연석회의’를 진행하는 등 지역 민심 수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