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잘 만났죠"…'46세차 연분' 정경화·조성진

신성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9.11 11:15:16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70)와 클래식 음악계 아이돌인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이 46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한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은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오는 1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경화 & 조성진 듀오 콘서트'를 개최한다.

두 사람이 첫 호흡을 맞춘 건 조성진이 2015년 쇼팽콩쿠르 우승을 하기 전인 2012년이다. 평소 피아니스트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정경화는 동생인 정명훈(65) 지휘자의 칭찬을 듣고 당시 고3 학생이었던 조성진을 자신의 독주회 무대에 세웠다.

정경화는 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올린을 6살에 시작했다. 70년 동안 공연하다 보니 듀오 연주에서 피아니스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져리게 느꼈다. 그 동안 기억에 남는 협연 상대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조성진이 그 중 한명"이라며 치켜세웠다.

조성진은 "무슨 고민이 있거나 결정을 내릴 때 정경화 선생님에게 항상 조언을 구한다.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멘토"라며 "2012년 진주·과천 공연에서는 듀오 경험이 없어 어렵고 긴장도 많이 했다. 이번에는 너무 재미있고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연주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정경화는 조성진의 강점으로 차분한 성격과 겸손함 음악에 대한 집중력과 조숙함, 노력을 꼽았다. "한 마디를 하면 열 마디를 알아듣는다. 무대에서 집중해서 연주해야 하지만 때로는 즉흥성도 있어야 한다. 성진이가 창조적으로 잘 만들어줘서 정말 행복하다."

조성진은 "저도 무대에서 똑같이 반복하는 걸 싫어한다. 선생님이 악보를 무시하지 않는 프레임 안에 즉흥성을 가지고 연주하기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번에는 이렇게 다르게 하시네' 선생님의 색깔을 따라해보기도 하고 그런 과정이 재미있더라"고 전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일부터 함께 순회 연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예술의전당에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비중이 대등한 곡으로 작곡가가 기존의 작법을 따르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반영한 작품으로 선정했다.

1부에는 정신병에 시달리던 슈만의 불안정한 심리가 묻어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 베토벤이 청각 이상으로 자살까지 고려한 시기에 만들어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7번'을 연주한다. 2부에는 고전 소나타 형식을 변형한 우아한 분위기의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려준다.

정경화는 앞서 라두 루프, 케빈 케너와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를 녹음한 바 있다. 같은 곡이라도 두 연주자의 호흡에 따라 불러일으키는 청각적 이미지가 다른 만큼 정경화와 조성진이 어떤 음악적 접점을 맞춰 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정경화는 "프로그램을 정할 때 수많은 대화가 오갔다. 성진이가 카카오 톡으로 텍스트를 보내면서 '확실합니까' 계속 물어봤다"면서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는 많이 연주했지만 하나 같이 다르게 해석하더라. 성진이는 음악적으로 자극이 되고 흥미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진도 "6년 전부터 프랑크를 같이 하자고 졸랐다. 드디어 협연하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경화는 "조성진과의 듀오 무대는 연분이다. 서로 원해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함께 연주할 수 없다. 누가 저보고 '무대에서 성진이 너무 예뻐하시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해서 '예쁜 걸 어떡해'라고 했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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