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 전역서 연일 도로공사... 주민들, 자재 대면서 노력동원까지”
  • ▲ 평양시내의 도로포장공사 모습. 전시성 사업으로 도로를 재포장하는 것은 남북 공통인 모양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시내의 도로포장공사 모습. 전시성 사업으로 도로를 재포장하는 것은 남북 공통인 모양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사회에서도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시작되기 전이면 곳곳에서 멀쩡한 도로를 파헤친 뒤 똑같은 길을 뒤집어 엎고 다시 포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런데 북한에서도 김정은이 집권한 뒤로는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만 공사에 드는 비용이나 자재, 노동력은 주민이 부담한다고.

    김정은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한다며 사람들을 매일 강제동원하고, 곳곳에서 도로를 뒤집고 다시 포장하는 등의 보여주기식 사업을 진행하자 북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4일 “주민들이 연일 9.9절 행사에 동원되고, 전시성 사업인 도로공사에도 계속 투입되자 피로에 지친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요즘 9월 9일 공화국 창건일을 앞두고 진행하는 각종 사업 때문에 주민들이 많이 지쳐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9월 9일 행사 준비라며 도시미화사업을 벌이고 있는 청진시를 예로 들었다.

    현재 청진시 노동당 위원회에서는 김씨 일가 동상과 연결된 편도 1차선 도로를 보수하는데 주민들을 매일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찾아오는 간부들마다 같은 도로를 다르게 조성하라고 지시하는 바람에 이미 공사를 끝낸 곳을 다시 뒤집어엎고 새로 만드는 일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주민들은 건국절 행사준비라 강제동원에 빠질 수는 없지만 간부들의 트집과 횡포로 같은 공사를 반복하게 되자 노동당 간부들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이제는 무슨 명절만 되면 무조건 주민을 동원해 공사판부터 벌인다”며 “(김정은이) 최근 공화국 창건 70돌을 성대하게 준비한다며 도시미화사업을 벌이고, 여기에 필요한 노동력과 건설자재를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떠맡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소식통은 양강도 혜산시 노동당 위원회 또한 똑같은 형태로 도시미화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노동당 중앙에서는 명절만 다가오면 습관적으로 도시미화사업을 강력히 추진하는데 각 지방 노동당 간부들이 지나친 실적경쟁과 보여주기식 정치행사에 염증을 느낀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이제는 김정은을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