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TK 행보로 '김 장관 상징성' 부각 분석… 차기 대권 구도 놓고 '수싸움' 치열
  •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뉴데일리 DB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뉴데일리 DB

    당대표를 마지막 소임으로 밝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차기 대권주자로 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여권 내 다른 '잠룡'들의 역학구도에 미칠 영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 과정에서 김 장관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박원순·이낙연·김부겸·김경수 등의 인물이 꼽힌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인 현재, 이해찬 대표의 행보에 주목하면서 향후 누구에게 판세가 유리하게 전개될지 가늠해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해찬 대표는 29일 경북 구미로 내려가 본격적인 '20년 집권 플랜'에 착수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 현장 최고위를 개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좌우가 없고, 동서 구분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를 파고들어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대구에서 민주당계 출신으로 최초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부겸 장관이 가진 '지역 구도 타파'의 상징성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앞서 당대표 후보 등록일까지 경선 출마 선언을 미룬 것은, 그동안 여론조에서 1위를 기록했던 김 장관의 출마 여부가 막판 변수였기 때문이다. 김 장관 불출마에 힘입어 선거에 나가 승리를 거머쥔 이 대표는, 향후 김 장관이 당으로 복귀해 차기 대권 행보에 나설 때 보답의 성격으로 지원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0년 총선 공천에 막강학 영향력을 행사할 이 대표가 김 장관의 의향을 최대한 반영해 준다면, 대권 경쟁을 앞두고 당내 우군 확보에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1970년대 서울대학교 운동권 선후배 관계여서 기본적인 동지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장관은 4선의 중진 의원인데, 지난번 지방선거 대구시장, 전당대회 당대표도 불출마했으니 남은 건 다음 총선에 이어 대권이지 않겠느냐"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내다봤다.

  • ▲ ⓒ리서치뷰 제공
    ▲ ⓒ리서치뷰 제공

    '3선 성공' 유력 잠룡 박원순 시장, 지지도 1위 이어갈까

    이 같은 이해찬-김부겸 두 사람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는 쪽은 가장 출마가 유력한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6월 19일 <리서치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박 시장은 16.0%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4위(12%)인 김 장관과 불과 4% 포인트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 시장은 본격적인 대권 가도에 들어섰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는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입장을 보이다가 막상 경선 룰과 관련해 잡음이 일어난 뒤 참여를 포기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아직까지는 재도전에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다음 대선이 서울시장 임기가 끝나갈 시점(2022년 6월)을 4개월 앞둔 시기이니 출마하기에 무리가 없다. 다만 연이어 서울시장만 역임했다는 점은 4선 국회의원·장관을 지낸 김 장관에 비해 경험의 폭이 좁다는 평가가 있다. 

    '친노-친문' 적통 김경수, '책임 총리' 국정 경험 이낙연

    해당 여론조사에서 2위(14.1%)를 기록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친노-친문계를 이을 '적통' 인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과 문재인 대선 캠프 대변인 등으로 확실한 친문 이미지가 있어 문 대통령의 지지층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 점은, 과거 김 장관이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을 지냈던 전력과 대비되는 강점이다.

    다만 김 지사가 그동안 드루킹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계 정당의 불모지인 경남에서 도지사로 선출되었다는 점은 김 장관의 이미지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지역적 지지기반의 차별성은 적다. 또 최근 드루킹 특검이 그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대선 여론조작 가담 사실이 밝혀진다면 대권 행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변수가 남아있다.

    여권 잠룡들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해당 여론조사에서 3위(12.9%)를 기록했다.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를 역임했으며 문재인 정부 '책임 총리'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 장관과 달리 호남 지지 기반을 갖고 있고, 청와대에서 장관보다 높은 위치에서 국정을 돌본 경험이 있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 많다.

    본 기사에 인용한 여론 조사는 ARS 자동응답시스템(RDD 휴대전화 85%, RDD 유선전화 15%)으로 진행됐다. 통계보정은 2018년 5월말 국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2%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