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은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아홉 번째 작품으로 윤백남(1888~1954) 작가의 '운명'을 무대에 올린다. 

    2014년부터 시작한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은 한국 연극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근현대 희곡을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이다. 그동안 '국물 있사옵니다', '산허구리', '가족' 등을 선보였으며, 올해는 '운명'과 '호신술'을 공연한다.

    '운명'은 이화학당 출신의 신여성이 하와이에 살고 있는 남자와 '사진결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1920년대 쓰이고 1921년 초연된 이번 작품은 사진결혼의 폐해를 꼬집으면서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애환을 담아냈다.

    윤백남은 연극,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한 대중문화의 개척자이다. 한국 최초의 영화 '월하의 맹서'의 극본을 집필하고 연출했으며, 한국 최초의 대중소설 '대도전'을 집필했다.

    국립극단 근현대극 자문위원인 이상우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극적 완성도가 뛰어난 '운명'은 근현대 연극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현대에서 크게 재조명되지 않아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에 추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극단 죽죽의 대표이자 제1회 연강예술상 공연부문 수상자인 김낙형이 연출을 맡는다. 2018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인 양서빈·홍아론·이종무는 각각 이화학당 출신 여성 '박메리', 메리의 옛 연인 '이수옥', 메리의 남편 '양길삼' 역으로 출연한다.

    연극 '운명'은 9월 7일부터 9월 29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9일 공연 종료 후 예술가와의 대화, 15일에는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이야기마당 2 '우리 연극의 풍경 1920-1930'를 진행한다
  • [사진=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