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언론연대 등 "EBS 존재 목적 맞는 방송 제작해야" 촉구...EBS 측 "설립목적 어긋나지 않아"
  • ▲ ⓒEBS '빡치미' 홈페이지 화면 캡처
    ▲ ⓒEBS '빡치미' 홈페이지 화면 캡처

    언론시민단체들이 EBS 프로그램 '빡치미-대국민 청원 프로젝트'에 대해 "정치편향적 프로그램"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바른언론연대는 25일 '빡치미로 정권홍보에 열올린 EBS에 국민혈세 가당찮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EBS는 이념 경도 프로그램을 통한 국민현혹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야당 의원들의 편파방송 지적에 여당 의원들 반응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편파성은 인정되나 예산은 집행해야 한다는 식"이라며 "국회 승인을 얻어 예산을 받아 쓰는 EBS가 특정 진영에만 유리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권력이 이를 비호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진짜 국민이 원하는 청산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사회 실험 프로그램 표방...친(親)여권 위주?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총 12회가 방영된 EBS '빡치미'는, '청년임대주택논란', '노동안전' 등의 주제로 사회 실험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방송인 김구라 씨와 개그맨 황제성 씨가 진행을 맡았다.

    그러나 출발부터 '출연진과 주제가 다소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특히 1부 '대한민국은 갑질공화국' 편에서는 국회의원의 갑질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패널로 민주당 소속 인사들을 대거 출연시켜 "마치 여당 의원만은 정의롭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부 '을의 반란'에서는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연구소장이 출연해 대기업 오너 갑질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기업 노조활동의 중요성이 주 내용이었으나 '강성노조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비판은 찾을 수 없었다는 평이 나왔다.

  • ▲ 국회의사당 전경.ⓒ뉴데일리DB
    ▲ 국회의사당 전경.ⓒ뉴데일리DB
    야당 의원들 "공정성 유지한다던 EBS, 이게 뭔가"

    EBS는 KBS와 마찬가지로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편향성'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지난 24일 2017회계연도 결산안 상정을 위해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진 것이다. 이날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이 출연자로 나오고 노동부장관이 출연하기도 한다"며 "빡치미를 보면 출연자가 다 여당의원인데 도대체 시사프로그램인지 정권 홍보 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EBS 측은 "공사법에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못하도록 명시하지 않고 있다. EBS 설립목적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며 '문제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런데 EBS 측의 이 같은 '무성의'한 답변에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예산안 의결 불가' 의견까지 내비치고 있다. 정용기 한국당 의원은 해당 이유를 들어 "EBS측의 사과나 입장표명 없이 2017회계연도 결산안을 의결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지난해 10월 '2018 회계연도 예산안 심사' 당시 과방위는 'EBS는 설립 목적에 충실하도록 하고, 프로그램 제작은 방통위로부터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는 다는 점을 유념해 공정성을 해치는 프로를 제작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의 부대 의견을 받아 예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프로그램 주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방통위가 EBS 방송 내용이나 편성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지만 향후 예산 교부시 특별히 강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언론시민단체인 미디어연대도 25일 성명을 내고 "을을 위한다는 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잊을만하면 폭력, 인사 논란 등 갑질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으로 떠오른 기억이 생생한데, EBS 빡치미는 민주당 홍보방송인가"라며 "정권 홍보방송을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정상인가. 이게 장해랑 사장이 말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공영교육의 플랫폼'인가"라고 되물었다.

    미디어연대는 "EBS마저 타락한 흐름에 올라타 정권과 집권여당이 원하는 나팔수 방송으로 변질돼가고 있다"며 "한국교육방송 본래 정신과 목적으로 회복하지 않는다면 EBS도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