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모자지간으로 출연했던 남배우와 성관계'와인스틴 성추문' 폭로 당시 피해男과 보상 협의
  • 이른바 미투(#MeToo) 운동을 촉발시킨 선구자로 각광받아온 이탈리아 여배우가 오래 전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입막음조로 거액의 합의금까지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는 "영화 감독 겸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Asia Argento·44·사진)가 2013년 5월 9일 캘리포니아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에 위치한 리츠칼튼(Ritz-Carlton) 호텔에서 미국 배우 지미 베넷(Jimmy Bennett·23)을 성폭행한 후 '입막음조'로 총 38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17세에 불과했던 베넷은 아르젠토가 묵고 있는 호텔 방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수치심을 느낀 베넷은 아르젠토 측에 350만 달러(약 39억 원)를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베넷은 38만 달러(약 4억 원)를 지불하는 대신,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는 게 뉴욕타임스 보도의 골자였다.

    두 사람이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04년 영화 '이유 있는 반항(The Heart Is Deceitful Above All Things)'을 함께 찍으면서부터였다고. 이 영화의 감독이자 주인공은 아르젠토였고, 베넷은 아르젠토의 아들 역으로 출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모자지간'으로 출연했던 남녀 배우가 9년 뒤 '합방'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

    영화를 통해 친분을 다져온 두 사람은 서로를 '엄마'와 '아들'로 불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2013년 두 사람이 성관계를 처음 맺은 날, 아르젠토는 "잃어버렸던 아들을 만나게 됐다"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이로부터 한달 후 베넷도 아르젠토에게 "엄마 보고 싶어요"라는 트위터 멘션을 날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아르젠토가 베넷과 보상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던 시기가,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Harvey Weinstein)의 성폭행 의혹이 최초로 폭로된 시기와 일치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TV에 출연, "20년 전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폭로해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킨 여성은 아르젠토 자신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타전되자 하비 와인스틴의 변호인 벤저민 브래프먼(Benjamin Brafman)은 20일(현지시각) "아르젠토가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숨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그녀는 와인스틴을 비난하는 이들 중 최선봉에 서 있었다"며 "두 사건이 이렇게 중복됐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브래프먼은 "와인스틴과 아르젠토가 4년 이상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어왔음에도 불구, 아르젠토는 자신의 치부는 감춘 채 와인스틴을 비난하면서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르젠토는 21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베넷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조차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아르젠토는 "원래부터 베넷과 친밀한 사이로 지내왔는데 자신이 와인스틴 성폭행 사건을 폭로한 이후 갑자기 베넷 측에서 엄청난 보상금을 요구해왔다"고 밝힌 뒤 "이 문제를 알게 된 남자친구가 '베넷 같은 사람을 그대로 두면 계속해서 피해를 입을 공산이 크다'며 '이러한 상황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돈을 주자'고 말해 그렇게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제공 = TOPIC/SplashNews (www.splashnews.com 스플래쉬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