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차관보 "푸틴이 말한 우주무기 가능성" 주장…美우주군 창설 당위성 만들려는 것 해석도
  • ▲ 러시아의 새로운 우주기지 보스토치니에서 소유즈 2.1a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러시아의 새로운 우주기지 보스토치니에서 소유즈 2.1a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가 2017년 10월 쏘아 올려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이 ‘비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美정부 관계자가 주장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17일 “일림 포블릿 美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가 지난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 연설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포블릿 차관보는 연설을 통해 “이 러시아 위성은 일정한 속도로 궤도를 공전하는 일반적인 위성과 달리 불규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게 대체 무엇인지 검증할 방법이 없어 심각하게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러시아가 발사한 인공위성 가운데도 이런 움직임을 보인 물체는 없었다”며 “러시아가 이런 물체를 지구 궤도 상에 올린 의도가 불분명한데 매우 문제있는 상황임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포블릿 차관보는 이 ‘비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인공위성이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발표했던 신형 우주무기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핵추진 미사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등의 개발에 성공해 이미 배치단계에 돌입했으며 러시아의 신무기가 다른 나라의 전력을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美ABC방송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인공위성을 격추할 수 있는 이동식 레이저 무기를 공개했다”고 전한 내용도 우려를 자아냈다. 당시 美ABC방송은 “위성들의 궤도와 항적만을 관찰할 수 있는 현실에서 우주공간에 무기를 배치해도 사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며 러시아는 이전부터 군축에 대한 합의를 어겨 신뢰할 수 없다”는 포블릿 차관보의 주장도 전했다.

  • ▲ 9일(현지 시간) 우주군 창설 계획을 발표한 행사에서 펜스 美부통령과 매티스 美국방장관.ⓒ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9일(현지 시간) 우주군 창설 계획을 발표한 행사에서 펜스 美부통령과 매티스 美국방장관.ⓒ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블릿 차관보는 러시아가 우주에 무기를 배치하는 능력을 구축, 특히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용도의 인공위성들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배치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측은 “해당 인공위성은 무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한 고위 외교관은 英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의심에다 추정을 더한 중상모략일 뿐”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이 외교관은 오히려 미국을 향해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우주무기금지조약(PPWT)’에 기여할 것을 촉구했다.

    2년 내 우주군 창설 추진하는 미국 

    美ABC 등은 포블릿 차관보의 주장이 미국의 우주군 창설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러시아의 위협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美정부는 2년 이내 육·해·공·해병대와 해안경비대(USCG)에 이어 제6군으로 우주군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국방부를 찾아 “2020년까지 우주군을 창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펜스 美부통령은 “지금도 우주에서 미국의 우위를 위협하는 세력이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을 꼽았다. 그는 “지난 수년 동안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은 전자기파 펄스(EMP) 등을 사용해 지상에서 미국 위성들을 고장 낼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해 왔다”며 “이런 나라들은 새로 개발한 무기를 우주에 배치하려 하고 있다”면서 우주군 창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펜스 美부통령에 이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우주가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곳으로 변하는 현실을 우리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주군 창설’ 연설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