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파이낸셜 타임스 “中지도부, 베이다이허 회의서 시진핑 대미전략에 불만 표시”
  • ▲ 자금성에 선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내외와 시진핑 中국가주석 내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금성에 선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내외와 시진핑 中국가주석 내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中공산당 지도부가 “트럼프를 너무 과소평가 했다”며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다고 英파이낸셜 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英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이 같은 말은 中공산당 최고 지도자들이 모였던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나왔다고 한다.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는 매년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中공산당 최고 지도자들이 베이징 동쪽 해안 휴양지 ‘베이다이허’에 모여 휴가를 겸해 국가전략 회의를 갖는 행사다.

    올해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의 핵심 주제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었다고 한다. 中공산당 지도부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시작하면 美정부가 강경하게 나오는 듯 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타협을 보는 과거 형태처럼 대응할 것을 예상했지만 트럼프 美대통령은 끝까지 강경하게 밀어붙이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 정책 결정자들 모두가 트럼프에게 놀랐다”는 中공산당 고위층의 측근인 경제학자의 말도 전했다. 中공산당 지도부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여름 휴가철만이라도 美中무역전쟁을 잠깐 멈추기를 기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美대통령은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열린 날로 추정되는 지난 2일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25%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혀 中공산당 지도부의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中공산당 지도부는 이처럼 전례 없는 미국의 압박에 중국 최고 과학자 62명을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초청해 “중국이 핵심기술 면에서 기술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애국심을 갖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러나 중국은 지금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 ▲ 방중 때 만찬에서 축배를 제의하는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방중 때 만찬에서 축배를 제의하는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中공산당 내부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잘못 시작했다고 후회한다는 낌새는 며칠 전 홍콩 언론을 통해서도 전해진 바 있다. 지난 10일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중국 경제평론가 ‘쉬이먀오’의 주장을 실었다. ‘쉬이먀오’는 “중국은 갈수록 미국에 대한 보복 수단이 줄어들고 있고, 유럽 연합(EU)은 이미 미국 편으로 돌아섰다”면서 “중국 정부는 지금이라도 미국에게 항복을 선언하고 무역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쉬이먀오’의 이 같은 주장은 中공산당 지도부 내에서도 일정 부분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 언론이 전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관련 보도를 통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대만 ‘자유시보’는 지난 14일 “올해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中공산당 원로들은 시진핑 中국가주석의 정책방향과 美中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는 국가주석 임기제를 다시 되돌려 시진핑의 권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또한 미국의 제재 때문에 ZTE가 폐업 위기까지 몰렸던 일 때문에 설립한 中공산당 과학기술영도소조를 시진핑이 아닌 리커창 총리가 맡게 된 것도 中공산당 지도부 내의 시진핑 견제 영향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