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남북 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 주장
  • 광복절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광복절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었다"며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다"며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되었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되었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며 "저는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남북 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역사적 경험이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이라며,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며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비핵화는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는 美정부의 입장에 반대하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어 추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경제협력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국책 연구 기관에 따르면 향후 30년 간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효과는 최소한 17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다 남북철도연결과 북한 지하자원 개발사업을 더한 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천 9백 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다" 며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서울 용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용산 일대를 가리켜 "114년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됐다"면서 "일제 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고 "한국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온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있는 이곳 용산에서 오늘 광복절 기념식을 갖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광복절 기념식에는 광복회 회원과 독립유공자 유족, 4부 요인 및 원로, 정당대표, 각 종교 종단대표, 정부 주요 인사, 주한 외교단, 시민, 학생 등 2,200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측은 이날 광복절 기념식을 '평화'를 핵심 주제로 해서 세계 각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현직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식을 용산 지역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