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2375호 위반... 北석탄 환적 핵심도 러시아
  • ▲ 2017년 2월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LPG 수출계약을 체결해 논란이 인 바 있다. ⓒM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7년 2월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LPG 수출계약을 체결해 논란이 인 바 있다. ⓒMBC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7월 중순부터 한국을 발칵 뒤집었던 북한산 석탄 반입 사건의 핵심 연루국은 러시아다. 최근 러시아가 북한에 액화가스(LPG가스)를 대량 수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위반한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만성적인 연료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러시아산 LPG가스를 대량으로 수입, 도시에 보급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부유층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도 가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지난 11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요즘 LPG가스를 사용하는 주민이 대폭 늘었다”면서 “예전에는 돈 많은 당 간부나 부유층만 LPG가스를 사용했는데 이제는 도시 가정이나 업소들에서도 LPG가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에는 아직도 석탄이나 등유, 땔감으로 취사나 난방을 해결하는 가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연료는 열효율이 낮고 일산화탄소 등의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최근 북한 사회에서 보급되고 있는 LPG가스는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 열효율이나 유독가스 발생과 같은 문제가 없어 인기가 높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었다.

    부유층만 쓰던 액화가스, 최근 들어 주민들도 사용

    소식통은 “올 초까지만 해도 중국산 LPG가스가 소량 수입돼 연료 판매소(주유소)에서 독점 판매해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서는 쓸 엄두도 못 냈는데 최근 러시아산 LPG가스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보통 주민들도 쓸 수 있게 됐다”고 최근 북한 연료 사정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청진시 주유소에서는 13kg LPG가스통이 90~110위안(한화 약 1만 4,900원~1만 8,1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연료 사용량이 그리 많지 않은 북한의 일반 가정에서는 LPG가스 1통이면 한 달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었다. 만약 식구가 적으면 석 달까지 쓴다고. 때문에 북한에서 LPG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 ▲ 2015년까지 계속됐던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따라 포항 신항에 들어온 러시아산 석탄. 당시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철도 복구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5년까지 계속됐던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따라 포항 신항에 들어온 러시아산 석탄. 당시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철도 복구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산 LPG가스가 어디로 유입되는지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나진선봉특구에 있는 ‘두만강 역’에 대규모 LPG가스저장탱크가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기차로 들여온 러시아산 LPG가스를 이곳에 저장했다가 전국의 도시들에 보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중국산 LPG가스를 실은 차량이 거의 매일 中北세관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로 뜸해졌다”면서 “대신 러시아에서 기차로 들여오는 LPG가스는 두만강 역 부근의 가스저장탱크에 넣어놨다가 수시로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단됐던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개하려는 듯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산 LPG가스 수입과 함께 2015년 중단됐던 러시아와 두만강 역 간의 철길 연결공사도 최근 재개됐다고 한다. 주민들은 러시아산 LPG가스 수입량을 늘리기 위해 공사를 재개한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이 말하는 러시아와 두만강 역 간의 철도 연결은 과거 한국과 러시아, 북한이 유통망을 공동 운영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2016년 초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단된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우선 러시아산 석탄을 열차를 이용해 북한 나진항으로 실어온 뒤 나진항에서 선박으로 한국에 가져오는 것이었다. 이어 열차 운송 규모를 늘리기 위해 러시아와 북한 간의 철도를 연결한다는 계획이었다.

    한편 북한이 러시아산 LPG가스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는 소식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7년 9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에는 북한에 LPG가스를 비롯한 액체 석유연료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